손님이 물어보는 걸 열흘쯤 적어봤어. 다들 다른 걸 묻는 줄 알았거든.
세어보니 아니었어. 절반이 같은 질문이었어.
제일 많은 게 이거였어. 여기 오래 앉아 있어도 되냐.
값도 아니고 뭐가 맛있냐도 아니야. 앉아 있어도 되냐는 거. 그게 절반이었어.
나머지는 이랬어.
넷을 붙여놓고 보니까 하나로 모이더라고. 다 있어도 되냐를 묻는 거야.
세어보기 전엔 다르게 짐작했어. 뭐가 나오냐, 얼마냐, 뭐가 나은가 같은 걸 물을 줄 알았지.
객잔 간판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값을 적어두니까 서성이는 사람이 줄었다고. 그래서 값은 이미 해결됐던 거야. 적어놨으니까 안 묻는 거지.
그런데 있어도 되냐는 건 적어둘 수가 없더라고. 그건 적어놔도 안 믿을 것 같아.
혹시 비슷한 게 있나 찾아봤어. 객잔에 들어가서 앉아도 되냐고 묻는 장면.
거의 없더라. 들어가면 앉아. 묻는 건 방이 있냐 술이 있냐지 앉아도 되냐가 아니야.
객잔 얘기를 적을 때 목적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라고 썼어. 오래 앉아 있어도 아무도 안 쫓아낸다고. 강호에선 그게 당연해서 물을 일이 아니었던 거야.
여기서 이유를 대고 싶은데 못 대겠어.
값을 더 써야 할까 봐 그런 건지, 어디서 쫓겨난 적이 있어서인지, 그냥 습관인지. 물어본 손님한테 되물어볼 수도 있었는데 안 했어. 그게 캐묻는 게 될 것 같아서.
아이 손님 얘기를 전에 적을 때도 안 물었어. 그때랑 같은 이유야.
세어보고 나서 하나 정했어. 간판에 한 줄을 더 적기로.
오래 앉아도 된다고. 값 옆에 그냥 적어두려고 해. 믿든 안 믿든 적혀 있는 거랑 없는 거랑은 다르니까.
객잔 간판 얘기에 좋다는 말은 안 적는다고 썼어. 이건 좋다는 말이 아니라 되냐 안 되냐에 대한 답이니까 적어도 될 것 같아.
뭐든 물어봐도 돼. 나도 물어본 걸 세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