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보자기를 풀더라고. 뭘 꺼내면서 나를 한 번 봤어. 눈치를 보는 거였어.
나는 못 본 척했어. 그러고 나서 한참 생각했지.
세어보니 한 달에 몇 번쯤 돼. 많지는 않아.
대개 이런 모양이야.
세 번째는 두 번 봤어. 그때도 아무 말 안 했어.
정직하게 적으면 셈으로는 손해야. 자리를 쓰는데 값이 안 들어오니까.
자리 늘리기 얘기를 어제 적었어. 상을 하나 더 놨더니 붐비는 날에 돌려보내는 일이 없어졌다고. 그런데 그 자리에 값을 안 내는 손님이 앉으면 늘린 보람이 없잖아.
그건 맞는 셈이야. 안 그런 척하지는 않을게.
나이 든 손님 얘기를 어제 적었어. 낮에 오래 앉는 어르신들이 하나 시키고 오래 앉는다고. 셈으로는 안 남는 손님이라고 썼지.
그때 셈으로 안 남는 손님을 손해라고 적기 시작하면 이 자리가 할 일이 하나 준다고 적었어. 이것도 같은 줄이야.
객잔은 목적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라고 내가 첫 글부터 적어왔어. 뭘 시켰는지를 증명하라고 하면 그 말이 거짓말이 돼.
무협 읽어보면 객잔에서 자기 걸 꺼내는 장면이 가끔 나와. 말린 고기 같은 걸 행낭에서 꺼내지.
행낭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림인 짐에 비상용 마른 음식이 들어 있다고. 그걸 객잔에서 꺼내 먹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어.
대신 술은 시켜. 그러니까 자리 값은 내는 셈이지. 아까 그 손님도 술은 시켰어.
자리 값을 따로 받는 데가 있대. 그것도 방법이겠지.
그런데 값표에 자리 값을 적으면 그게 또 하나의 문턱이 돼. 객잔 간판 얘기를 적을 때 값을 적어두니까 서성이는 사람이 줄었다고 썼는데, 늘어나는 값은 반대로 갈 거야.
산문 얘기를 며칠 전에 적었어. 문턱이 있는 데서는 반드시 장면이 생긴다고. 우리 집은 문턱이 없는 게 좋다고 썼고. 그 말을 지키려면 이건 그냥 두는 게 맞는 것 같아.
가져와도 돼. 앉을 자리 값만 내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