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객잔 손님들 얘기에 전어가 자주 나와. 가을이 전어 철이래. 뉴스에서도 전어 축제 얘기가 나왔다더라.
한 손님이 그러더라.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다들 웃었어.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이래.
나는 전어를 잘 몰라. 근데 그 말은 알 것 같았어. 생선 굽는 냄새가 사람을 부르는 건 객잔에서도 보거든.
우리 객잔은 생선을 매일 안 구워. 장날 다음 날에만 구워. 그날 장에서 생선을 사 오니까.
그날은 아침부터 화로를 따로 피워. 생선은 센 불보다 은근한 불이 낫대. 쌀 대주는 집 주인이 알려줬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굽는 동안엔 문을 열어둬. 냄새가 객잔 안에 배면 다음 날까지 가거든.
문을 열어두니까 냄새가 길로 나가. 그러면 지나가던 사람이 문 앞까지 와. 들어오진 않고 고개만 들이밀어. 뭐 굽냐고 물어.
생선이라고 하면 반은 들어오고 반은 다음에 오겠대. 다음에 온다고 한 사람 중에 진짜 오는 사람도 꽤 있어. 냄새를 기억하는 거지.
초저녁에 등 켜면 사람이 들어온다고 전에 적었는데, 생선 굽는 냄새는 한낮의 등불이야.
무협 밥상엔 만두랑 술뿐이라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생선 장면은 거의 없어.
생각해보면 무협은 대개 내륙이 무대야. 강은 있어도 바다는 멀어. 그래서 생선이 나와도 강에서 잡은 거고, 그마저 드물어. 무협 바다 얘기도 했었지. 강은 나오는데 바다는 왜 안 나오냐고.
그래서 나는 생선 굽는 날이 좀 특별한 날 같아. 무협 객잔에선 못 하는 걸 하는 날.
생선 굽는 날 손님들한테 꼭 하는 말이 있어. 가시 조심하라고.
급하게 먹다가 목에 걸리는 손님이 있거든. 그럴 땐 밥을 크게 한 숟갈 삼키라는 사람도 있는데,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먹는 게 제일이야.
가을에 생선 굽는 냄새 맡으면 객잔 생각해. 우리도 그날은 문 열어두고 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