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에 손님이 들어와서 앉지를 않더라고. 문 옆에 서서 바람부터 쐬었어.
앉는 것보다 식히는 게 먼저였던 거야. 그 얘기를 적어둘게.
객잔 겨울 얘기를 전에 적었어. 길에 사람이 줄면 객잔이 바로 빈다고. 한가한 철에 할 일이 따로 있다고도 썼지.
여름은 안 적었어. 그런데 여름이 겨울보다 어려워.
겨울은 손님이 주는 게 문제고 여름은 물건이 상하는 게 문제야.
세 번째가 의외로 커. 객잔 물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물이 바뀌면 차가 통째로 바뀐다고. 여름엔 물을 바꾼 것도 아닌데 맛이 달라져.
겨울엔 한 번에 많이 해놓고 데워 쓰는데 여름엔 그게 안 돼.
조금씩 여러 번 해야 해. 손이 배로 가지. 일손 얘기를 전에 적었어. 혼자 보면 상 치우기부터 밀린다고. 여름엔 그 목록이 통째로 길어져.
객잔 그릇 얘기를 적을 때 깨지는 값을 셈에 넣어뒀다고 썼는데, 상해서 버리는 값도 넣어야 하더라고. 이건 아직 제대로 안 세봤어.
이건 해보고 알았어. 여름엔 손님이 앉는 자리가 바뀌어.
등불 얘기를 전에 적었어. 등을 옮기니까 창가부터 찬다고. 여름엔 그게 또 달라져서 문 옆이랑 안쪽 그늘이 먼저 차. 창가는 오히려 비어. 해가 드니까.
그래서 여름엔 등을 좀 줄여. 등이 더우니까. 그런데 객잔 겨울 얘기에 불을 줄이면 손님이 준다고 썼잖아. 여름엔 그 말이 안 맞아. 철마다 반대인 셈이지.
정리하면 여름이 더 까다로워. 손님은 오는데 물건이 버텨주질 않으니까.
객잔 첫 해 얘기를 적을 때 몰랐던 걸 세어봤다고 썼어. 거기에 하나 더 붙일게. 첫 여름에 밥을 너무 많이 지어서 반을 버렸어. 그게 겨울에 땔감을 늦게 산 것보다 손해가 컸어.
더우면 문 옆자리 앉아. 거기가 제일 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