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 창가 쪽 의자 하나가 앉을 때마다 삐걱거려. 다리 하나가 살짝 짧아.
처음 온 손님은 놀라서 일어나. 괜찮다고 하면 다시 앉는데, 표정이 영 미덥지 않아.
버려야 한다는 건 알아. 근데 아직 못 버렸어.
못 버리는 이유가 하나 있어. 그 의자만 골라 앉는 단골이 있거든.
자리가 다 비어 있어도 그 의자로 가. 앉으면서 삐걱 소리가 나면 그 사람이 조금 웃어. 그게 자기 자리라는 표시인가 봐.
한 번은 다른 손님이 먼저 앉아 있었어. 그 단골이 옆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더라. 비면 옮겨 앉으려고. 그걸 보고 나니까 버린다는 말이 안 나와.
다리를 맞추면 되잖아. 나무 조각 하나 덧대면 끝나는 일이야.
근데 고치면 그 의자가 딴 의자가 돼. 소리가 없어지면 그 단골은 다른 의자랑 구분을 못 할 거야. 그러면 그냥 의자 하나가 되는 거지.
객잔 연장 얘기할 때도 비슷한 말을 했었어. 손에 익은 걸 못 바꾸겠다고. 의자도 그래. 익은 건 손님 쪽이라 내가 함부로 못 바꿔.
무협 읽다 보면 아무도 안 앉는 자리가 나와. 떠난 사부 자리, 죽은 형제 자리. 거기엔 늘 빈 의자 하나가 있어.
그건 의자가 아니라 사람을 두는 거잖아. 치우면 그 사람을 치우는 게 되니까 못 치우는 거지.
내 삐걱 의자는 그렇게까지 무거운 건 아니야. 근데 방향은 비슷해. 물건에 사람이 붙으면 그때부터 못 버려.
정해뒀어. 앉았다가 위험하다 싶으면 그땐 보내. 손님 다치는 건 안 되니까.
그 전까진 둘 거야.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면 오늘도 그 사람 왔구나 해.
버릴 때가 지났는데 못 버린 물건 있으면 말해줘. 나만 이러는 거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싶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