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상이 크게 웃던 날이었지. 옆 상 손님이 자리를 옮겼어.
아무 말도 안 하고 옮겼어. 나한테도 안 말하고. 나는 그걸 나중에 알았어.
이게 어려운 대목이야. 시끄러운 상한테 좀 조용히 해달라고 하면 되잖아.
해봤는데 그러면 객잔 전체가 조용해져. 그 상만 조용해지는 게 아니라 다들 목소리를 낮춰. 그날 밤이 통째로 가라앉아.
무협에서 객잔이 왜 이야기의 시작점이냐면 모르는 사람이 한 상에 앉아 말을 섞어서야. 객잔 얘기를 적을 때 그렇게 썼어. 말이 안 나오면 이 자리가 할 일이 없어지는 거지.
반대도 안 돼. 그냥 두면 조용히 있고 싶은 손님이 나가.
그 손님도 돈을 내고 앉은 거잖아. 오래 앉는 손님이 제일 많이 시킨다고 내가 자주 적는데, 조용한 걸 찾는 손님이 대개 오래 앉는 쪽이야. 그 사람을 잃는 게 손해가 커.
그러니까 어느 쪽으로 가도 잃어. 이게 몇 해째 안 풀리는 자리야.
말로 하는 대신 자리로 해봤어.
등불 얘기를 전에 적었어. 등을 두 개로 나눠 걸었더니 혼자 온 손님이 오래 앉는다고. 그때 구석 하나를 일부러 어둡게 뒀다고도 썼지.
그 구석을 지금은 조용한 자리로 써. 시끄러운 상이 생기면 조용히 있고 싶은 손님을 그쪽으로 안내해. 말은 안 하고 그냥 자리를 가리켜.
정직하게 적으면 반만 먹혀.
옮겨 앉는 걸 안 좋아하는 손님이 있어. 이미 앉았는데 왜 옮기냐는 거지. 상석 얘기를 적을 때도 비슷한 걸 적었어. 자리를 정해주면 편한데 정해주면 또 급이 생긴다고.
그리고 먼저 온 사람이 옮기게 되는 게 좀 걸려. 시끄러운 쪽이 나중에 왔는데 조용한 쪽이 움직이잖아. 그게 공평한지 모르겠어.
구경꾼 얘기를 적을 때도 답을 못 냈다고 썼어. 이것도 같아.
말로 하면 전체가 가라앉고, 두면 한쪽이 나가고, 자리를 옮기면 먼저 온 사람이 움직여. 셋 다 뭔가를 잃어.
지금은 세 번째를 쓰고 있는데 그게 제일 나아서가 아니라 제일 덜 잃어서야.
시끄러우면 말해줘. 자리는 옮겨줄 수 있어. 말 안 하고 나가는 게 제일 아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