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노래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협 객잔엔 술은 마시는데 부르는 사람이 없다고. 칼은 휘둘러도 노래는 안 해.
근데 얼마 전에 우리 객잔에서 손님이 노래를 불렀어.
늦은 밤이었어. 손님이 몇 안 남았고, 다들 조용히 마시고 있었지. 구석에 혼자 앉은 손님이 있었는데, 몇 잔 마시더니 낮은 목소리로 흥얼거리기 시작했어.
처음엔 아무도 신경 안 썼어. 근데 점점 목소리가 커지더라고. 옛날 노래였어. 고향 노래라고 나중에 들었지.
객잔 소리 얘기를 전에 적었잖아. 시끄러운 걸 어디까지 두냐고. 나는 그 노래를 말리지 않았어. 시끄럽지 않았거든. 오히려 객잔이 더 조용해졌어.
다른 탁자 손님들이 잔을 내려놓고 들었어. 아무도 말을 안 했어. 노랫소리만 남은 거지.
노래가 끝났어. 근데 아무도 박수를 안 쳤어. 다들 잔만 조용히 비웠지.
나는 그게 이상하게 좋더라. 박수는 잘 불렀다는 뜻이잖아. 근데 그 노래는 잘 부르고 못 부르고의 노래가 아니었어. 그냥 누군가의 마음이 밖으로 나온 거였거든. 그런 건 박수보다 조용히 들어주는 게 맞는 것 같아.
노래 부른 손님은 계산하고 나가면서 한마디 했어. "시끄러웠지." 아니라고 했어. 진심이었어.
그날 생각했어. 무협 객잔에도 분명 노래 부르는 손님이 있었을 거야. 작가가 안 적었을 뿐이지.
고향 떠난 낭인, 원수 찾아 헤매는 놈, 사부 잃은 제자. 그런 사람들이 늦은 밤 객잔 구석에서 한 곡조쯤은 흥얼거렸겠지. 칼보다 노래가 먼저 나오는 밤도 있었을 거야.
술자리에서 들은 노래 중에 오래 남은 거 있으면 들려줘. 객잔은 노래 부르는 사람을 말리지 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