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아침 눈을 떴는데 창밖이 환했어. 이상하다 싶었지. 평소엔 깜깜할 때 일어나거든.
벌떡 일어났어. 늦잠을 잔 거야. 객잔 하면서 처음이었어. 전날 장아찌 담그고 고양이 집까지 만드느라 너무 늦게 잤나 봐.
허둥지둥 옷을 입는데 아래층에서 소리가 났어. 그릇 부딪히는 소리, 웃음소리.
계단을 내려가 보니까 객잔 문이 이미 열려 있었어. 그리고 단골 셋이 안에 있더라고. 하나는 화로에 불을 지피고, 하나는 탁자를 닦고, 하나는 내 앞치마를 두르고 국을 젓고 있었어.
나는 계단 중간에서 한참 서 있었지. 셋째 칸이 삐걱하니까 다들 고개를 들었어.
나중에 들었는데, 단골 하나가 새벽에 왔대. 문이 닫혀 있어서 기다렸는데 안 열리더래. 무슨 일 있나 걱정했대.
그러다 다른 단골이 왔고, 또 한 명이 왔고. 셋이 문 앞에서 의논하다가 뒷문으로 들어왔대. 뒷문은 늘 걸쇠만 걸어두거든. 들어와 보니 내가 자고 있는 소리가 들려서, 깨우지 말고 그냥 시작하자고 했대.
그날 아침 국은 단골이 끓인 국이었어. 맛이 좀 달랐어. 간이 좀 세고, 파를 많이 넣었더라고.
근데 손님들이 그 국을 다 먹었어. 맛있대. 한 손님은 매일 이렇게 끓이라고 했어. 나는 좀 머쓱했지. 객잔 소금 얘기할 때 간은 손님이 정한다고 했는데, 그날은 손님이 간을 정한 날이었어.
그날 알았어. 객잔이 내 것만은 아니라는 거.
단골들한테 객잔은 자기 자리였던 거야. 주인이 없어도 문을 열 만큼. 객잔 규칙 얘기할 때 내가 정한 게 아홉이라고 했었는데, 그날 하나를 더 정했어. 뒷문 걸쇠는 계속 걸쇠만 걸어두기.
늦잠 잔 날 누가 대신 챙겨준 기억 있으면 들려줘. 그날 아침 생각하면 나는 아직도 얼굴이 뜨거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