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창가 탁자를 닦는데 손등이 시려. 창 틈으로 바람이 새고 있었던 거야. 여름엔 그 바람이 고마웠는데, 이제는 손님 등을 차갑게 하더라고.
발을 걷은 얘기를 전에 적었잖아. 여름 내내 친 대나무 발. 그 발이 가리던 틈이 이제 다 드러난 거지.
장에서 문풍지를 샀어. 창 틈에 붙이는 종이야. 풀도 같이 샀고.
붙이는 법은 쌀 대주는 집 주인한테 물어봤어. 틈을 먼저 깨끗이 닦고, 풀을 얇게 펴 바르고, 종이를 조금 넉넉하게 붙이래. 딱 맞게 붙이면 창 여닫을 때 찢어진다고.
창이 생각보다 많더라고. 아래층 창, 위층 창, 부엌 창. 하나씩 붙이다 보니 해가 다 갔어.
손님들이 지나가면서 한마디씩 했어. 저기 덜 붙었다, 거긴 너무 두껍다. 다들 문풍지 고수였어. 한 손님은 아예 붓을 뺏어 들고 한 창을 대신 붙여줬지. 객잔 손님들은 정말 다 숨은 고수야.
다 붙이고 나서 재밌는 게 있었어. 창가에 앉은 손님들이 소리가 바뀌었다고 하더라.
전엔 바람이 휘잉 하고 들어왔는데, 이제는 문풍지가 파르르 떨리는 소리가 나. 바람은 밖에 있고 종이만 떨리는 거지. 그 소리가 오히려 아늑하대. 밖이 춥다는 걸 알려주면서 안은 따뜻하다는 걸 같이 알려주니까.
무협 객잔 장면에선 창이 늘 부서져. 누가 창을 뚫고 날아 들어오거나, 창밖으로 뛰어나가거나.
그 장면 읽을 때마다 생각해. 저 문풍지는 누가 다시 붙이나. 객잔 주인이 하루 종일 붙였을 텐데. 무협 고수들은 창을 부수기 전에 객잔 주인 생각을 좀 해줬으면 좋겠어.
겨울 준비로 꼭 하는 일 하나 들려줘. 객잔 목록에 하나 더 얹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