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서 작은 놋쇠 방울을 하나 샀어. 손가락 마디만 한 거. 그걸 객잔 문 위에 달았지.
이유는 간단해. 부엌에 있으면 손님이 들어온 걸 몰라. 계단 소리로 위층 손님은 알겠는데, 문으로 들어오는 손님은 조용하거든. 몇 번이나 손님을 한참 세워둔 적이 있었어.
방울을 달고 나니까 딸랑 소리가 나면 부엌에서 바로 나가. 손님이 기다릴 일이 없어졌지.
근데 생각보다 소리마다 달라. 문을 휙 여는 손님은 딸랑딸랑 요란하고, 조심스럽게 여는 손님은 딸랑 한 번. 며칠 지나니까 방울 소리만 듣고도 대충 어떤 손님인지 감이 오더라고. 객잔 계단 얘기할 때 발소리로 사람을 안다고 했잖아. 이제 문에도 귀가 생긴 셈이야.
재밌는 단골이 하나 있어. 방울 단 걸 알고 나서 문을 아주아주 천천히 열어. 방울이 안 울리게.
그러고는 조용히 들어와서 내 뒤에 서 있는 거야. 돌아보면 깜짝 놀라지. 그 손님은 그게 그렇게 재밌대. 은신술 기척 얘기할 때 기척을 지우는 고수가 있다고 했는데, 우리 객잔 은신술 고수가 그 손님이야.
밤엔 방울 소리가 더 크게 들려. 객잔이 조용하니까.
늦게 오는 손님은 미안한 얼굴로 들어와. 방울이 너무 크게 울렸다고. 그래서 밤에는 방울에 천을 살짝 감아둬. 소리를 줄이려고. 객잔 국수 얘기할 때 늦은 손님은 말을 다 쓰고 온 사람이라고 했는데, 그런 사람한테 요란한 방울은 좀 미안하거든.
무협 객잔엔 방울이 없어. 대신 문이 늘 부서져. 누가 발로 차고 들어오거나, 날아 들어오거나.
그러면 방울이 있어도 소용없겠지. 근데 생각해봐. 무협 고수가 들어오는데 딸랑 하면 좀 웃길 것 같지 않아? 긴장감이 다 사라질 거야. 그래서 무협 객잔엔 방울이 없나 봐.
문 여는 소리로 누군지 알 것 같은 사람 있어? 그 사람 얘기 들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