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객잔 장면에서 이런 반전이 있어. 손님들이 싸움을 벌여. 탁자가 부서지고 칼이 날아다녀. 객잔 주인은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어.
근데 싸움이 객잔을 다 부술 지경이 되니까, 주인이 행주를 내려놓고 나서. 그리고 한 손으로 싸움을 끝내. 다들 얼어붙지.
무협에서 객잔 주인은 꽤 자주 숨은 고수야.
객잔 주인이 고수인 이유가 있어. 객잔은 강호가 다 지나가는 자리야.
무협 어부가 강가 길목에 앉아 있듯이, 객잔 주인도 한 자리에서 모든 사람을 봐. 누가 쫓기고 있는지, 누가 수상한지, 누가 진짜 고수인지. 점소이 얘기할 때 객잔에서 제일 많이 아는 놈이라고 했는데, 그 위에 주인이 있어.
그러니까 객잔 주인이 고수라면, 강호의 눈과 귀를 쥔 고수인 거야.
무협 객잔 주인 고수는 대개 은퇴한 사람이야. 금분세수 얘기를 전에 적었어. 손을 씻으면 강호를 나가는 거라고.
강호를 떠난 고수가 어디로 갈까. 산으로 숨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 사이로 숨는 사람도 있어. 객잔을 차리고 술을 따르면서 조용히 사는 거지. 전대 고수 얘기할 때 씻은 손을 다시 적시려면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했잖아. 객잔 주인 고수가 나서는 순간은 대개 객잔을 지켜야 할 때야.
그래서 객잔 주인 고수는 멀리 안 가. 강호 판을 뒤집으려고 나서지 않아. 자기 객잔, 자기 손님, 자기 점소이를 지킬 때만 나서.
나는 그게 좋아. 세상을 구하는 고수보다 자기 자리를 지키는 고수가 더 정이 가.
객잔에서 손님 하나가 농담을 했어. 객잔 주인도 사실 고수 아니냐고. 무협을 하나도 모르던 채로 떨어졌다는 건 거짓말 아니냐고.
그래서 국자를 들어 보였어. 이게 내 병기라고. 다들 그걸로 뭘 하냐고 웃었지. 나는 국 퍼는 데 쓴다고 했어. 내 무공은 그게 전부야.
객잔 주인이 반전을 보여준 장면 기억나면 들려줘. 나도 참고 좀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