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위층 손님 둘이 비슷한 때 내려왔어. 둘 다 먼 길 떠나는 손님이었지. 신발을 신고 나갔는데, 한참 뒤에 한 손님이 헐레벌떡 돌아왔어.
신발이 남의 거래. 걷다 보니 발이 이상하더라는 거야. 크기는 비슷한데 닳은 데가 다르다고.
객잔 위층에 묵는 손님들은 계단 아래에 신발을 벗어둬. 아침에 내려와서 다시 신고 나가지.
그 자리에 비슷한 신이 두 켤레 있었던 거야. 둘 다 낡은 짚신. 색도 비슷하고 크기도 비슷하고. 먼저 나간 손님이 남의 걸 신고 간 거지.
계단 셋째 칸 얘기를 전에 적었잖아. 소리로 누가 내려오는지 안다고. 근데 신발은 소리가 없으니까 나도 못 알아봤어.
문제는 신발을 바꿔 신고 간 손님이 벌써 떠났다는 거야. 어디로 갔는지도 몰라.
돌아온 손님은 남은 신발을 보더니 한숨을 쉬었어. 근데 그 신을 신어보더니 표정이 바뀌더라고. "이게 더 편한데?" 원래 자기 신은 밑창이 다 닳았었대.
결국 그 손님은 남은 신을 신고 떠났어. 웃으면서. 잃어버린 건지 얻은 건지 모르겠다고.
그 일 있고 나서 신발 자리에 작은 나무패를 뒀어. 방 번호를 적어서 신발 옆에 놓으라고.
손님들이 처음엔 귀찮아했는데, 그 얘기를 들려주니까 다들 웃으면서 패를 놓더라. 객잔 규칙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내가 정한 규칙이 아홉이라고. 이제 열 개야.
무협에서 신발은 거의 안 나와. 경공 쓰는 고수가 신발이 닳았다고 투덜대는 장면은 본 적이 없지.
근데 천 리를 달리는 사람들이잖아. 신발이 제일 먼저 닳았을 거야. 객잔마다 신발 바꿔 신고 간 고수가 한둘은 있었을 거라고 나는 믿어.
신발이든 우산이든 바뀌어 돌아온 물건 얘기 있으면 들려줘. 객잔엔 그런 얘기가 쌓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