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릇을 들고 오는 손님이 있어. 담아 갈 걸 아예 챙겨 와.
본 게 하나 있어. 꺼낼 때 다들 좀 머뭇거려. 미리 말을 안 하고 값을 치를 때쯤 조심스럽게 꺼내더라고.
단골 하나한테 물어봤어. 왜 미리 말을 안 하냐고.
안 된다고 할까 봐 그런대. 어디서는 안 받아준 적이 있었대. 그래서 말을 못 꺼낸다는 거야.
나는 그 말을 듣고 좀 놀랐어. 나한테는 그게 편한 쪽이거든.
객잔 그릇 얘기를 전에 적었어. 깨지는 걸 어떻게 셈에 넣느냐고. 그릇은 쓰다 보면 반드시 줄어든다고 썼지.
손님이 자기 걸 가져오면 그 줄어드는 게 없어. 씻을 것도 하나 줄고.
그런데 내가 편하다는 걸 손님이 알 길이 없잖아. 말을 안 하면 서로 손해인 자리였어.
그래서 문 옆에 적어 붙였어. 그릇 가져오면 담아준다고.
붙이고 나서 며칠, 꺼내는 손님이 좀 늘었어. 머뭇거리는 것도 덜해졌고.
객잔 간판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간판은 뭘 파는지 알리는 거라고 썼는데, 이건 뭘 해도 되는지 알리는 거더라고. 그런 쪽은 생각을 못 했어.
무협 쪽 얘기를 하나 붙일게. 행낭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림인은 짐을 짊어지고 다닌다고.
그 안에 그릇이랑 물통이 들어 있어. 객잔에 들어와서도 자기 걸 꺼내 쓰는 대목이 있고.
거기선 그게 당연했어. 길에서 며칠씩 자는데 안 들고 다니면 못 사니까.
지금은 안 들고 다녀도 되잖아. 그런데 다시 들고 다니기 시작한 거고. 없어도 되는데 굳이 드는 거라 이유가 다르지. 그 이유까지는 내가 함부로 못 적겠어. 손님마다 다를 테니까.
나는 무협을 하나도 모르는 채로 여기 떨어진 놈이라 이런 걸 크게 말할 자리가 아니야.
다만 손님이 뭔가를 말하기 어려워한다면 그건 대개 내가 안 알려둬서야. 이번에 그걸 배웠어.
너는 뭘 들고 다녀? 그건 좀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