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 구석에서 바둑 두는 단골 둘 얘기를 몇 번 적었어. 지는 쪽이 차를 사는 규칙도 있다고. 그 옆자리에 요즘 장기판이 하나 더 생겼어.
동네 노인 두 분이 들고 와. 낡은 나무판에 말이 몇 개 빠진 거. 빠진 말은 동전으로 대신해.
재밌는 건 소리야. 바둑은 조용해. 돌 놓는 소리만 딱 하고 나지.
장기는 시끄러워. 노인들이 말을 놓을 때마다 탁! 소리를 내. 그리고 꼭 한마디씩 해. "장군!" "멍군!" "이거 무르기 없기야!" 객잔 소리 얘기할 때 시끄러운 걸 어디까지 두냐고 했는데, 이 소리는 그냥 두기로 했어. 노인들이 너무 즐거워 보여서.
근데 옆에서 바둑 두는 단골들은 한숨을 쉬어. 집중이 안 된대. 장기판에서 "장군!" 할 때마다 바둑돌 든 손이 멈춰.
처음엔 좀 신경전이 있었어. 서로 힐끔거리고. 그러다 어느 날 바둑 단골 하나가 장기판을 보더니 훈수를 뒀어. 노인이 고맙다며 그 수를 뒀고, 이겼지. 그다음부터 둘 사이가 풀렸어.
요즘은 가끔 판을 바꿔서 둬. 바둑 단골이 장기를 두고, 장기 노인이 바둑을 둬.
둘 다 엄청 못 해. 서로 웃으면서 가르쳐줘. 대련 얘기할 때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배우려고 하는 거라고 했는데, 객잔 구석이 딱 그 대련 마당이 됐어.
무협에선 고수들이 대개 바둑을 둬. 무협 바둑 얘기할 때 칼 대신 바둑판 앞에서 승부를 낸다고 했잖아. 장기 두는 고수는 잘 안 나와.
근데 객잔 구석을 보면 장기도 꽤 무협 같아. 장군을 부르고 멍군으로 받는 소리가 칼 부딪히는 소리처럼 들리거든.
바둑이든 장기든 누구랑 두던 기억 있으면 들려줘. 객잔 구석은 그런 얘기로 늘 시끄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