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자리 얘기를 하는 손님들을 듣고 있으면 순서가 있어.
먼저 사람 이름이 나와. 누구를 통했느냐가 먼저고 무슨 일인지가 나중이야.
예전엔 반대였던 것 같은데 내가 잘못 기억하는 걸 수도 있어.
단골 하나가 며칠 전에 조카 얘기를 했어. 여기저기 넣었는데 다 안 됐다고.
그러다 아는 사람 하나를 통해서 자리가 났대. 넣은 데 중에 한 군데도 아니고 아예 안 넣었던 데였다는 거야.
그 손님이 그러더라고. 넣는 게 소용이 없는 것 같다고.
듣다가 찔렸어. 나도 그랬거든.
객잔에 손 하나 더 필요했을 때 나는 아는 사람한테 먼저 물어봤어. 아무나 오라고 써 붙인 적이 없어.
이유가 있었지. 모르는 사람을 들이면 뭘 믿고 맡기냐는 게 무서웠어. 보증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강호에서 누가 누구를 보증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내가 한 게 딱 그거였어.
그러니까 손님들이 겪는 그 벽을 내가 만드는 쪽에 있었던 거야.
아는 사람을 통하면 나는 편해. 물어볼 데가 있으니까. 그런데 그 편함이 아는 사람이 없는 쪽한테는 문이 닫힌 거잖아.
둘 다 맞는 말이라 답을 못 내겠어. 나는 아직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무협 얘기를 하나 붙일게. 강호에선 이게 아예 제도였어.
천거 얘기를 전에 적었어. 누가 누구를 밀어주는 게 절차였다고. 문파에 들어가는 것도 대개 소개로 시작했고.
거기선 아무도 그걸 이상하게 안 봤어. 보증할 사람이 없으면 아예 사람 취급을 안 하는 판이었으니까.
지금은 다르잖아. 넣는 자리가 있고 절차가 있고. 그런데도 결국 사람을 통해서 된다면 그건 좀 이상한 거지.
나는 무협을 하나도 모르는 채로 여기 떨어진 놈이라 이런 걸 크게 말할 자리가 아니야.
다만 내 객잔에서 다음에 손이 필요할 때 어떻게 구할지는 다시 생각해보려고 해. 그것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거고.
너는 어떻게 지금 자리에 왔어? 그 얘기가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