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 구조 얘기를 전에 적었어. 아래층은 밥집이고 위층은 잠자리라고. 오늘은 그 위층 얘기야.
밤이 차가워지니까 묵는 손님들이 아침에 얇은 이불을 두 겹 덮고 자는 게 보였어. 다른 방 이불까지 끌어다 쓴 거지.
그래서 창고에서 겨울 이불을 꺼냈어. 두툼하고 무거운 거.
창고에서 반년 넘게 있던 이불은 냄새가 나. 퀴퀴한 냄새.
그래서 꺼낸 날은 하루 종일 뒷마당에 널었어. 해가 짧아져서 볕이 아까웠지. 중간중간 뒤집어주고, 막대기로 탁탁 털고.
저녁에 걷으니까 햇볕 냄새가 배어 있었어. 그 냄새가 좋아서 한참 얼굴을 묻고 있었어. 지나가던 단골이 웃더라.
위층 방이 여럿이야. 방마다 얇은 이불을 걷고, 요를 털고, 두꺼운 걸 깔아.
생각보다 무거워. 계단을 몇 번 오르내렸는지 몰라. 셋째 칸이 삐걱거릴 때마다 무릎도 같이 삐걱거렸어.
걷은 얇은 이불은 다 빨아서 다시 창고로 넣어. 객잔 빨래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이불 빨래는 그중에서도 제일 큰 일이야. 물을 먹으면 몇 배로 무거워지거든.
바꾼 다음 날 재밌는 걸 알았어. 위층 첫 발소리가 늦어졌어.
전엔 추워서 일찍 깼던 손님들이 따뜻하니까 더 자는 거야. 한 손님은 내려오면서 간만에 푹 잤다고 했어. 그 말이 이불 바꾼 하루를 다 보상해줬지.
대신 아침 국 끓이는 시간을 조금 늦췄어. 손님이 늦게 내려오는데 국이 먼저 식으면 안 되니까.
무협에서 객잔 위층은 대개 사건이 나는 데야. 한밤중 지붕 위로 누가 오고, 창문으로 칼이 들어오고.
이불이 두꺼운지 얇은지는 아무도 안 써. 근데 객잔 주인 눈엔 그게 제일 궁금해. 저 고수는 따뜻하게 자고 나서 싸운 걸까.
이불 바꾸는 날 있으면 객잔 생각해. 나도 그날은 하루 종일 위층을 오르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