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객잔에 들어오는 손님들이 제일 먼저 보는 데가 있어. 화로 앞 탁자.
일교차 얘기할 때 아침 손님은 화로 쪽, 낮 손님은 창가로 간다고 적었었지. 이제는 하루 종일 화로 쪽이야. 날이 추워졌거든. 화로 바로 앞 탁자는 문 열자마자 차.
화로 앞 탁자는 하나뿐이야. 그러다 보니 눈치싸움이 생겼어.
손님이 들어오면 먼저 화로 앞을 봐. 비어 있으면 빠른 걸음으로 가고, 차 있으면 그 옆 탁자에 앉아서 언제 일어나나 기다려. 화로 앞 손님이 국을 다 먹으면 옆 탁자 손님이 슬쩍 엉덩이를 들썩여. 다 보여.
객잔 자리 맡기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짐만 놓고 한참 비운다고. 요즘 화로 앞은 짐도 못 놓아. 비우는 순간 누가 앉거든.
근데 재밌는 일이 있었어. 화로 앞자리를 겨우 차지한 손님이 있었어. 한참 기다려서 앉은 자리였지.
그때 추워 보이는 노인 손님이 들어왔어. 손을 비비면서. 화로 앞 손님이 그걸 보더니 슬그머니 일어나서 자리를 내줬어. 아무 말 없이. 그러고는 구석 자리로 갔지.
자리 양보 얘기를 전에 적은 적 있어. 객잔에서 비켜주는 걸 봤다고. 화로 앞에선 그 양보가 더 무거워. 제일 따뜻한 자리를 내주는 거니까.
손님들이 그러더라. 화로를 하나 더 두라고. 그러면 싸울 일이 없잖아.
맞는 말이야. 근데 고민이야. 화로가 둘이면 땔감도 두 배로 들고, 불 조심도 두 배로 해야 해. 가을 산불 조심 얘기할 때 객잔 화로는 매일 살핀다고 했는데, 둘이면 살필 게 늘어. 일단 담요를 더 꺼내서 다른 탁자에도 놓기로 했어.
추운 날 따뜻한 자리 양보받았던 기억 있으면 들려줘. 객잔 화로 앞은 오늘도 누군가 앉아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