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에 빨래통을 보다가 궁금해졌어. 하루에 행주를 몇 장이나 쓰지?
그래서 다음 날 세어봤어. 아침에 탁자 닦을 때, 국 엎었을 때, 그릇 닦을 때, 손 닦을 때. 저녁에 세어보니 열 장이 넘었어. 생각보다 훨씬 많더라고.
세다 보니 문제가 보였어. 행주가 섞여. 탁자 닦던 행주로 그릇을 닦을 뻔한 적도 있고, 바닥 닦던 걸 탁자에 올릴 뻔한 적도 있어.
객잔 그릇 삶기 얘기를 전에 적었어. 그릇을 끓는 물에 삶는다고. 그렇게 깨끗하게 삶은 그릇을 엉뚱한 행주로 닦으면 소용이 없잖아. 그래서 나누기로 했어.
행주 모서리에 색실을 꿰매서 표시했어. 빨강은 탁자, 파랑은 부엌, 하양은 그릇.
점소이가 그 색을 다 외우는 데 사흘 걸렸어. 첫날은 빨강으로 그릇을 닦다가 내가 말렸고, 둘째 날은 하양으로 바닥을 닦았지. 사흘째부터는 안 헷갈리더라고. 이제는 점소이가 나보다 더 잘 지켜.
객잔 빨래 얘기를 전에 적었지. 안 보이는 데서 제일 손이 가는 일이라고. 그 빨래 중에 행주가 제일 많아. 이불은 철마다 한 번이지만, 행주는 매일이거든.
저녁마다 행주를 삶고, 짜고, 널어. 뒷마당 빨랫줄에 행주가 줄지어 걸리면 객잔 하루가 끝난 거야. 손님들은 그걸 보면 객잔이 문 닫을 시간이구나 한대.
무협 객잔 점소이는 늘 어깨에 행주를 걸고 나와. 그게 점소이 표시야. 점소이 얘기할 때 객잔에서 제일 많이 아는 놈이라고 했었지. 그 행주로 탁자를 닦으면서 손님 얘기를 다 듣는 거야.
우리 점소이도 요즘 어깨에 행주를 걸어. 색실이 달린 거.
행주든 걸레든 살림 요령 하나 있으면 들려줘. 객잔 부엌에 바로 써먹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