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을 올리기로 정했어. 문에 붙일 종이도 써놨지.
그런데 사흘을 안 붙였어. 써놓고 계속 미룬 거야. 그 얘기를 적어둘게.
먼저 셈은 분명했어.
술 들이기 얘기를 전에 적었어. 받아 오는 값이 있고 옮기는 값이 있고 안 팔리면 남는 손해가 있다고. 땔감도 있고 그릇 깨지는 것도 있고.
그게 다 올랐어. 그런데 받는 값은 그대로였지. 몇 달 세어보니 남는 게 줄고 있었어.
셈은 나오는데 손이 안 갔어. 이유가 몇 개 있었어.
세 번째가 제일 무서워. 올렸다고 뭐라고 하는 손님은 없어. 그냥 안 와. 그러니까 얼마나 잃었는지를 알 수가 없지.
그럼 안 올리면 되냐. 그것도 답이 아니더라고.
남는 게 계속 줄면 결국 물건을 싼 걸로 바꾸게 돼. 술을 싼 데서 받고, 땔감을 덜 사고, 그릇을 안 갈고. 값은 그대로인데 안에 든 게 줄어드는 거지.
옆 가게 얘기를 전에 적었어. 건너편 사장이 값을 올리기가 어려웠다고 했잖아. 올리면 안 온다고. 그 사람은 그러다 닫았어.
사흘째 되던 날에 붙였어. 붙이면서 두 가지를 같이 했어.
얼마나 올리는지를 다 적었어. 뭉뚱그리지 않고 항목별로. 문파 회비 얘기를 적을 때 액수가 정해져 있으면 아무도 안 무안하다고 썼잖아. 그거 생각하고 했어.
싼 걸 하나 남겨뒀어. 안 오는 손님 얘기에 적은 그거야. 오래 앉아도 되는 싼 것.
붙이고 나서 아무도 뭐라고 안 했어.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직 몰라.
몇 명이 안 오게 됐는지는 몇 달 세어봐야 알겠지. 지금은 모르겠어. 사흘 미룬 게 셈 때문이 아니라 그걸 모르는 게 무서워서였던 것 같아.
첫 손님 얘기를 적을 때도 그랬는데, 세어보기 전엔 아무 말도 못 하겠어.
한 가지는 정했어. 다음에 올릴 때는 올리기 전에 미리 붙여둘게.
당일에 붙이면 손님이 그날 알게 되잖아. 그러면 이미 시킨 뒤에 아는 사람도 생기고. 미리 붙여두면 적어도 놀라지는 않지.
값이 오르면 미리 붙여둘게. 그건 약속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