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어서 눈에 띄는 게 있어. 상 하나가 비어 있는 시간이 줄었어.
손님이 늘어서가 아니야. 앉은 사람이 안 일어나는 거지.
객잔 여름 얘기를 전에 적었어. 여름엔 손님이 빨리 나간다고. 더우니까 먹고 바로 일어난다고 썼지.
가을은 반대야. 덥지도 춥지도 않으니까 일어날 이유가 없어.
객잔 겨울 얘기도 적었는데 겨울은 또 달라. 겨울엔 들어오면 안 나가. 밖이 추우니까. 그건 오래 앉는 게 아니라 못 나가는 쪽이야.
오래 앉는 손님 얘기를 전에 적은 적이 있어. 그때 나는 그게 손해라고 썼다가 나중에 고쳤어.
객잔 낮 손님 얘기에서 낮은 사람 수가 아니라 시간을 판다고 다시 적었지. 가을은 그게 하루 종일 그래.
그러면 셈이 달라져. 몇 명이 왔나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있었나로 봐야 해. 그래서 나는 가을엔 상 수를 안 늘려. 늘려도 안 비니까.
이 철에만 하는 게 있어. 겨울 준비야.
셋 다 지금 안 하면 두 달 뒤에 값을 치러. 가을은 그래서 손님을 보는 철이 아니라 다음 철을 보는 철이야.
하나 더 있어. 가을 되면 술이 확 나가.
객잔 술 들이기 얘기를 전에 적었어. 들이는 양을 정하는 게 제일 어렵다고. 가을은 그 셈이 또 달라져.
오래 앉으면 술을 더 시키거든. 밥은 한 번이고 술은 여러 번이잖아. 그래서 가을엔 술을 더 들여놔. 이건 몇 해 해보고 알았어.
가을 객잔은 이상해. 홀은 조용한데 뒤가 제일 바빠.
객잔 뒷마당 얘기를 적을 때 앞이 좁아도 뒤가 좁으면 안 된다고 썼는데, 가을이 그 말이 제일 맞는 철이야.
너는 어느 철이 제일 나아? 그 얘기가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