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은 여름에 사둬야 한다고 전에 적었어. 그래서 뒷마당에 통나무를 잔뜩 쌓아뒀지. 장작더미가 담장 높이까지 올라갔거든.
근데 문제가 있었어. 통나무 그대로는 화로에 안 들어가. 쪼개야 해. 날이 차가워지니까 이제 쪼갤 때가 됐어.
도끼를 들었지. 근데 나는 도끼질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놈이야.
처음엔 그냥 세게 내리쳤어. 도끼가 나무에 박혀서 안 빠져. 다시 빼서 내리치면 또 박혀.
한참 하니까 팔이 떨리더라고. 쪼갠 건 몇 개 안 되고. 땀만 났지. 대청소 할 때보다 더 힘들었어.
뒷마당을 지나던 단골 하나가 한참 보더니 나왔어. 시골에서 자랐다는 손님이야.
그 손님이 그러더라. 힘 빼고 나무 결을 보래. 통나무 단면을 보면 갈라진 금이 있대. 거기에 도끼날을 맞추고, 팔 힘이 아니라 도끼 무게로 떨어뜨리래.
시키는 대로 해봤어. 금을 찾아서 맞추고, 도끼를 들어 올렸다가 그냥 떨어뜨렸어. 한 번에 쫙 갈라지더라. 내가 반나절 씨름한 게 뭐였나 싶었지.
그 순간 무협 생각이 났어. 사량발천근 얘기를 전에 적었어. 넉 냥으로 천 근을 튕긴다는 말. 힘으로 이기지 말고 결을 따라가라는 거지.
도끼질이 딱 그거였어. 세게 치면 나무가 버텨. 결을 찾아서 맞추면 나무가 스스로 갈라져. 손님은 무공을 몰라도 원리는 알고 있었어. 술독 굴리는 법 알려준 단골도 그랬고. 객잔 손님들은 다 숨은 고수야.
요즘은 아침마다 장작을 몇 개씩 패. 아직 서툰 건 마찬가지야. 금을 잘못 보면 또 박혀.
근데 한 번에 갈라질 때 그 소리가 좋아. 쩍 하고. 그 소리가 나면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거든. 손님들도 그 소리를 듣고 객잔 문이 열렸다는 걸 안대.
힘 말고 요령으로 풀린 일 있으면 들려줘. 객잔 주인은 그런 요령을 모으는 사람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