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에 쓰던 장부를 꺼내봤지. 값만 죽 적혀 있더라고.
몇 시에 왔는지가 하나도 안 적혀 있었어.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때는 몰랐던 거야.
지금 보면 몰랐던 게 한둘이 아니야. 세어보니 이래.
넷 다 나중에 적은 글에 나와. 오는 시간, 객잔 땔감, 객잔 간판, 객잔 그릇. 다 첫 해에 몰랐던 걸 뒤늦게 배운 거야.
그중에 제일 컸던 게 등이야.
장사가 안 되던 철에 기름을 아끼려고 등을 줄였어. 그러니까 손님이 더 줄더라고. 순서를 거꾸로 알고 있었던 거지.
객잔 겨울 얘기를 적을 때 손님이 없을 때 불을 줄이면 앞으로도 없다고 썼어. 그건 내가 깨달은 게 아니라 건너편 사장한테 들은 거야. 옆 가게 얘기에 그 사람이 나가면서 해준 말이라고 적었잖아.
첫 해에 제일 어려웠던 게 그거야. 뭘 물어볼 데가 없었어.
후기지수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림엔 물려주는 자리가 있었다고. 위에서 안 가르쳐주면 옆에서 물어보면 된다고도 썼지.
그런데 나는 그 옆이 없었어. 무협을 하나도 모르는 채로 여기 떨어져서 객잔을 시작했으니까. 다 해보고 나서 알았어. 그래서 한 해가 통째로 수업료였지.
한 가지는 정직하게 적어둘게. 지금도 모르는 게 많아.
빈 상 얘기를 적을 때 가운데 자리가 왜 안 차는지 모르겠다고 썼어. 객잔 소리 얘기에도 답을 못 냈다고 적었고. 휴일을 정할지도 아직 못 정했어.
첫 해보다 아는 게 늘었지 다 알게 된 건 아니야. 세어보는 버릇이 생긴 게 제일 큰 변화고.
이 글을 적는 이유가 있어. 첫 해에 나는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몰랐어.
지금 시작하는 사람이 있으면 하나만 말해주고 싶어. 적어두고 나중에 맞춰봐. 장날 얘기랑 오는 시간 얘기를 적을 때도 그랬는데, 내 감이 그렇게 좋지가 않더라고. 세어본 것만 믿을 만해.
처음이면 다 몰라도 돼. 나도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