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도시 얘기를 몇 번 적었어. 사건이 터지는 낙양, 사람이 노는 항주. 오늘은 관청이 센 도시야.
개봉이야. 중국에 실제로 있는 도시고, 옛날에 도읍이었던 적이 있대. 큰 관청이 있고, 법을 엄하게 다루는 이야기가 많이 붙은 도시라고 하더라.
강호에 나라는 왜 안 끼어드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림이 법 밖에 있다고. 근데 개봉에선 그게 잘 안 통해.
관청 바로 앞에서 칼을 뽑으면 관이 가만있지 않아. 그래서 무협에서 개봉에 온 강호 사람들은 평소보다 얌전해. 칼을 보자기에 싸고, 싸움이 붙어도 성 밖으로 나가서 해.
그러니까 개봉은 강호의 규칙이 관의 규칙에 눌리는 도시야.
포쾌 얘기를 전에 적었어. 관아 사람은 늘 한발 늦는다고. 근데 개봉에선 좀 달라.
개봉 포쾌는 유능하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 강호 사정도 알고, 무공도 어느 정도 하고, 무엇보다 뒤에 센 관청이 있어. 그래서 개봉 배경 무협에선 포쾌가 주인공 쪽에 서는 장면이 나와.
나는 그 장면이 좋아. 늘 늦던 사람이 처음으로 제때 오는 거니까.
개봉 이야기의 재미는 줄다리기야.
강호 사람은 자기 방식대로 원수를 갚고 싶어. 관은 법대로 하라고 해. 그 사이에서 주인공이 고민해. 혈채 얘기할 때 피로 진 빚을 어디서 멈추냐가 인물의 크기를 정한다고 했는데, 개봉에선 법이 그 멈춤을 강요해.
우리 객잔에도 관아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날이 있어. 근처에서 무슨 일이 있었거나, 장부 확인하러 오거나.
그런 날엔 손님들 목소리가 저절로 작아져. 아무 잘못도 없는데. 싸울 것 같던 탁자도 조용해지고. 나는 그날 객잔이 작은 개봉이 됐다고 생각해.
강호랑 관청이 부딪히는 장면 좋아하면 하나 추천해줘. 객잔 주인은 그 사이에 끼는 게 일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