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도 안 하셨는데 옆에 계시던 분이 무슨 일 있느냐고 먼저 물으셨습니다.
그분은 표정을 관리하고 계신 줄 아셨을 겁니다. 안 되고 계셨던 거죠.
표정을 관리하려면 힘이 들죠. 그런데 그 힘을 쓰는 것 자체가 티가 나죠.
말이 짧아지고, 반응이 한 박자 늦고, 웃는 자리가 어색해지죠. 앞서 싫은 사람에게도 잘하는 성격을 적었는데, 유난히 예의 바른 것도 같은 신호고요.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관리를 안 합니다.
그러니 감추려는 노력이 오히려 표시가 되는 구조입니다.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이 성격이 값을 하는 자리가 분명히 있죠.
믿음이 붙습니다. 좋다고 하면 진짜 좋은 거라는 걸 주변이 압니다. 앞서 작은 거짓말도 못 하는 버릇을 적었는데, 그 값과 같은 자리죠.
혼자 오래 못 참습니다. 티가 나니까 누가 먼저 물어봐 줍니다. 앞서 자기 얘기를 안 하는 성격에서 티가 안 나면 아무도 모른다고 적었는데, 이쪽은 반대라 도움이 일찍 옵니다.
일이 걸린 자리나 협상하는 자리에서는 손해가 납니다. 상대가 내 패를 먼저 보게 되니까요.
그리고 내 기분이 그 자리 전체를 물들입니다. 여럿이 있는 데서 한 사람 표정이 어두우면 다들 신경을 씁니다. 그건 의도와 상관없이 그렇게 되죠.
안 되는 걸 계속 시도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 있죠.
짧게 말해두십시오. 오늘 좀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한마디면 됩니다. 이유는 안 대셔도 되고요. 그러면 주변이 짐작으로 채우지 않습니다. 앞서 자기 상태를 한 문장으로 말해두시라고 적었는데 같은 방법입니다.
자리를 잠깐 뜨십시오. 표정이 안 잡힐 때는 관리하려 하지 마시고 몇 분 나가 있는 게 낫습니다.
감정이 얼굴에 나오는 것은 새는 게 아니라, 먼저 도착하는 것이다.
그분은 그날 짧게만 답하시고 넘어가셨습니다.
나중에 그러시더군요. 물어봐 준 게 고마웠다고요. 숨기려던 게 실패한 자리가 도움이 온 자리이기도 했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