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가까워지면 밤늦게 혼자 카페에 오시는 부모님 손님이 늘어요. 근처 학원이 끝나는 시간을 기다리시는 거예요. 카운터에서 보면 이맘때 밤 열 시부터는 창가 자리가 그분들 자리가 돼요.
매일 밤 열 시에 오시는 어머님 손님이 계세요. 늘 따뜻한 차를 시키시고 창가에 앉으세요.
책을 펴시지도, 통화를 하시지도 않아요. 휴대폰 시계만 가끔 보세요. 그러다 열한 시 오 분 전이 되면 정확히 일어나세요. 잔을 카운터에 돌려주시면서 "오늘도 고마워요" 하고 나가세요. 학원 앞에서 아이를 태우러 가시는 거래요.
수험생 부모님 손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비슷한 말이 나와요.
세 번째 말이 오래 남았어요. 기다리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 된 거예요. 그만큼 다른 시간엔 쉴 틈이 없으신 거고요.
솔직히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 수능이나 입시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요.
그래서 그냥 조용히 둬요. 창가 자리를 비워 두고, 그 시간엔 음악을 한 단계 낮춰요. 늦은 밤이니까 카페인 없는 차를 먼저 권해드리고요. 가끔 쿠키 하나를 잔 옆에 놔 드려요. "아이 거예요" 하시면서 싸 가시는 분이 대부분이에요. 본인 건 안 드세요.
첫째, 기다리는 동안은 본인 몫의 잔을 드세요. 아이 걱정은 잠깐 내려놓으셔도 돼요.
둘째, 한 주에 하루쯤은 다른 사람한테 데리러 가는 걸 부탁해 보세요. 기다리는 쪽도 지쳐요.
셋째, 수능이 끝나면 꼭 한 번 혼자 오세요. 그때는 시계 안 보고 앉아 계셔도 되니까요.
기다리는 사람도 같이 시험을 치르는 거예요. 이번 가을도 정말 수고 많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