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 손님들이 요즘 은행 냄새 얘기를 해. 길가 은행나무에서 열매가 떨어지는 철이래. 밟으면 터지고, 냄새가 지독하대. 뉴스에서도 은행 열매 냄새 민원 얘기가 나왔다더라.
한 손님은 출근길에 은행을 밟아서 하루 종일 신발에서 냄새가 났대. 다들 웃으면서도 공감했지.
사실 객잔 앞길에도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어. 지금 잎이 노랗게 물들고 열매가 떨어지기 시작했지.
나도 처음엔 냄새가 싫었어. 아침마다 쓸어내야 하고. 객잔 낙엽 얘기할 때 반만 쓴다고 했는데, 은행 열매는 반만 쓸 수가 없어. 냄새 때문에 손님이 들어오기 싫어하거든.
근데 재밌는 손님들이 있어. 은행 열매를 주워 가. 장갑 끼고 봉지 들고 와서.
껍질을 벗기고 씻어서 말리면 먹을 수 있대. 구우면 고소하대. 한 손님은 아예 객잔에 와서 구워달라고 했어. 화로에 볶아줬지.
그런데 웃긴 게, 그 은행 냄새에 질색하던 손님이 구운 은행 한 접시를 다 먹었어. 냄새는 싫은데 맛은 좋대. 다들 웃었지.
무협엔 오래된 나무가 자주 나와. 천 년 된 고목, 그 아래서 수련하는 고수, 나무 밑에 묻힌 비급.
은행나무는 원래 오래 사는 나무래. 절이나 오래된 마을에 수백 년 된 은행나무가 많다고 손님이 알려줬어. 무협 고목 장면에 은행나무가 어울리는 이유가 그건가 봐. 오래 버틴 나무 아래에 오래된 이야기가 있는 거지.
은행 냄새는 잠깐이야. 열매가 다 떨어지면 끝나. 그다음엔 노란 잎만 남지.
그러니까 그 냄새도 가을이 왔다는 신호 같은 거야. 군밤 냄새, 귤 냄새, 은행 냄새. 객잔 앞길은 철마다 냄새가 바뀌어.
냄새는 싫은데 맛은 좋은 거 하나씩 있잖아. 네 건 뭔지 들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