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는 손님 앞에서 생두를 볶고, 갈고, 끓여서 대접하는 커피 의식이 있다고 해요. 흔히 커피 세레모니라고 불러요. 커피를 마시는 일이 아니라 손님을 맞이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자체가 의식이래요. 앞서 에티오피아가 커피의 고향이라는 얘기를 드렸는데, 그 문화가 이렇게 이어져 온 거예요.
에티오피아 여행을 다녀오신 손님이 들려주신 얘기예요. 어느 집에 초대받아 커피를 마셨는데, 한 잔 마시는 데 두 시간이 걸렸대요.
그 집 주인이 생두를 팬에 볶고는, 연기가 나는 팬을 들고 손님들 쪽으로 손으로 부쳐 주더래요. 향을 맡으라고요. 손님이 그 동작을 흉내 내 보여주시는데, 저도 같이 향을 맡는 기분이 들었어요.
향을 피우거나, 팝콘 같은 간식을 곁들이기도 한대요. 지역이나 집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들었어요.
이 의식에서는 같은 가루로 세 번 끓여 세 잔을 나눠 마신다고 해요. 첫 잔이 제일 진하고, 갈수록 연해져요. 세 번째 잔까지 마시는 게 축복을 받는다는 의미라는 얘기도 있어요.
정확한 의미는 지역마다 다르게 전해진대요. 다만 세 잔을 다 마시는 동안 자연스럽게 오래 앉아 이야기하게 되는 거예요. 저는 그게 핵심 같아요.
저희 가게에서는 두 시간씩 걸리는 의식은 못 해요. 그래도 밤에 오시는 단골들과 커피를 사이에 두고 오래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어요. 커피가 결국 사람을 모이게 하는 건 어디나 같은 것 같아요.
대접은 결국 시간을 함께 쓰는 일이에요. 오늘 누군가와 함께 보낸 시간도 좋은 대접이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