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한 분이 매일 같은 시간에 오는 단골을 부럽게 바라보셨습니다. 저분은 매일 한 시간씩 읽고 가는데, 자기는 뭘 해도 오래 못 간다고요. 그런데 대출 기록을 보니, 그 손님도 석 달째 일주일에 한 번씩 빠짐없이 오고 계셨습니다. 그걸 알려 드리자 놀라시더군요.
매일 하는 것만 꾸준함이라 여깁니다. 매일이 아니면 실패한 것 같죠. 남의 꾸준함은 잘 보이고 제 것은 안 보입니다. 남의 습관은 눈에 띄는데, 제가 이어 온 건 당연해서 안 보이더군요. 중간에 끊긴 기억이 큽니다. 앞서 멈췄다 다시 시작 못 하는 마음을 다룬 글이 있는데, 한 번 끊기면 그동안 이어 온 것까지 다 무너진 것 같습니다. 속도가 다릅니다. 앞서 남보다 느린 것 같은 마음을 적었는데, 비교는 늘 남의 속도를 기준으로 하게 되죠.
꾸준함은 매일 같은 양만이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 번도 꾸준함입니다. 그 손님처럼요. 끊겼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도 꾸준함입니다. 완전히 놓지 않았으니까요. 양은 적어도 오래 가는 것도 꾸준함이죠.
니체는 『선악의 저편』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땅 위에서든 하늘 아래서든 본질적인 것은 같은 방향으로 오래 순종하는 것이라고요. 그렇게 오래 이어질 때 살 만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생겨난다고 했죠.
여기서 중요한 건 같은 방향입니다. 매일 같은 양이 아니라, 같은 쪽을 향해 오래 가는 거죠. 앞서 노력해도 제자리인 시기를 적었는데, 방향을 잃지 않은 걸음은 느려도 쌓입니다.
매일 뛰는 자만 멀리 가는 것이 아니다. 같은 쪽으로 오래 걷는 자도 결국 같은 곳에 닿는다.
지금까지 이어 온 것을 세어 보십시오. 생각보다 많을 겁니다. 그 손님의 대출 기록처럼요. 제 속도를 정하십시오. 매일이 버겁다면 일주일에 세 번, 한 번도 괜찮습니다. 끊겨도 방향만 지키십시오. 며칠 쉬었다가 같은 쪽으로 돌아오면 되죠. 남의 꾸준함은 영감으로만 쓰십시오. 기준으로 삼으면 작아집니다.
그 손님은 기록을 한참 보시더니 웃으셨습니다. 저도 꾸준했네요. 그 뒤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오십니다. 이제는 매일 오는 단골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신다고 하더군요.
남의 꾸준함은 앞으로도 눈부실 겁니다. 그래도 저는 제 속도로 같은 방향을 향해 오래 걸으며, 제 방식의 꾸준함을 하나씩 쌓아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