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뒤 대학 공개 강좌를 한 학기 내내 들으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한 번도 빠지지 않으셨다고요.
그런데 학기 말 수료증 명단에 이름이 없었답니다. 물어보니 정식 등록이 아니라 청강으로 앉아 계셨던 거였습니다. 같은 강의실, 같은 수업이었지만 이름이 달랐던 겁니다.
수강과 청강은 둘 다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는 일입니다.
같은 시간에 들어가고, 같은 설명을 듣고, 같은 칠판을 봅니다. 하는 일이 같으니 섞어 부르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수강은 그 수업에 정식으로 등록해서 과제와 평가를 받고 학점이나 수료를 인정받는 것이고, 청강은 등록하지 않고 수업을 듣기만 하는 것입니다.
수강에는 기록이 남습니다.
수강 신청을 하고, 출석이 체크되고, 시험이나 과제로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서 수강을 마치면 학점이나 수료증 같은 결과가 남죠. 대신 그만큼 해야 할 일도 따라옵니다. 결석이 쌓이면 평가에서 불리해지고, 과제를 내지 않으면 수료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강에는 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교수나 기관의 허락을 받고 수업에 들어가 듣습니다. 평가를 받지 않으니 부담이 적죠. 그래서 배우는 것 자체가 목적일 때 청강이 잘 맞습니다. 다만 학점이나 수료증은 따라오지 않습니다. 그 분의 명단이 비어 있었던 이유가 그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배우는 내용은 같아도 남는 기록이 다릅니다. 수료증이 필요했다면 학기 초에 등록 여부를 확인하셨어야 했겠지요.
수강이라면 과제와 평가 일정을 챙기시면 됩니다.
청강이라면 듣는 것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다만 기록이 필요하다면 다음 학기에는 정식 등록을 알아보셔야 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각 학교나 기관의 안내를 따르시면 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같은 수업을 듣는 것은 같습니다. 정식으로 등록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