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오신 손님과 말이 안 통해 서로 웃기만 하다가, 제가 잔을 두 개 꺼내 크기를 보여드리자 바로 해결됐어요.
의외로 어려운 게 메뉴 이름이더라고요.
아메리카노나 라떼는 통해요. 그런데 저희가 붙인 이름이나 한국어로만 적힌 메뉴는 아예 못 읽으세요. 그러면 손가락으로 가리키실 수도 없어요.
세 번째가 의외예요. 메뉴는 정했는데 그다음에서 막히세요.
여러 가지를 해봤는데 결론이 단순했어요.
메뉴판에 사진을 넣었더니 대부분 해결됐어요. 가리키기만 하면 되니까요. 얼음이 있는지 없는지도 사진에 다 나와요.
번역 앱도 써봤는데 오히려 느려요. 서로 폰을 꺼내고 입력하고 보여주는 데 시간이 걸려요. 그동안 뒤에 줄이 서고요.
사진보다 더 빠른 게 있어요. 잔을 직접 꺼내는 거예요.
크기를 물으시면 잔 두 개를 나란히 놓아요. 뜨거운지 차가운지는 컵을 가리켜요. 말이 하나도 없어도 삼 초면 끝나요.
저는 이걸 알고 나서 카운터 아래에 잔을 한 세트 따로 둬요.
주문이 끝나도 결제에서 한 번 더 걸려요.
해외 카드가 안 되는 경우가 있고, 현금은 단위가 헷갈리세요. 그래서 저는 금액을 계산기에 찍어서 보여드려요. 옆 가게 사장님도 그렇게 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숫자는 만국 공통이라 이게 제일 확실해요.
이게 좀 마음에 남아요.
말이 안 통해서 미안하다는 표정을 하세요. 그런데 저도 못 하니까 반반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웃으면서 천천히 해요. 급하게 하면 서로 더 굳어요.
말이 안 통해도 주문은 되더라고요. 안 되는 건 말이지 마음이 아니었어요.
혹시 말이 안 통하는 가게에 가실 일이 있으면 이 방법이 통해요.
메뉴판을 가리키고, 손가락으로 개수를 세고, 잔을 가리키시면 돼요. 그거면 대부분 됩니다. 미리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