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친구가 문자 한 줄만 보냈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날은 서운했지만 저녁 먹고 나니 괜찮아졌다고요.
그런데 3년 전 그 친구가 "너는 원래 그런 애잖아"라고 한 말은 아직도 가끔 떠오른다고 하셨습니다. 문자 한 줄은 서운함이었고, 3년을 남은 그 말은 상처입니다.
상처와 서운함은 둘 다 가까운 사람의 말이나 행동 때문에 마음이 아픈 감정입니다.
그 장면이 떠오르고, 그 사람에게 말을 덜 하게 되고, 혼자 곱씹게 됩니다. 아프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서운함은 바랐던 만큼 해주지 않아 아쉽고 섭섭한 감정이고, 상처는 마음이 다쳐 그 흔적이 오래 남는 것입니다.
서운함에는 기대가 있습니다.
생일이니 전화 정도는 해줄 줄 알았습니다. 그 기대만큼 오지 않으니 섭섭한 거죠. 그래서 서운함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습니다. 다음에 그 사람이 잘해주면 쉽게 풀리기도 하고요.
서운함과 억울함, 서운함과 실망, 속상함과 서운함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상처에는 다친 곳이 있습니다.
"너는 원래 그런 애"라는 말은 나라는 사람을 건드렸습니다. 기대가 어긋난 것이 아니라 마음 한 곳이 다친 거죠. 그래서 상처는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다음에 잘해줘도 그 자리는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서운함을 상처라고 부르시면 작은 아쉬움을 오래 들고 다니게 됩니다. 반대로 상처를 서운함이라고 부르면 다친 자리를 그냥 지나치게 되겠지요.
서운함이라면 그 기대를 상대에게 말해보시면 됩니다. "생일엔 전화해 줘" 한마디면 됩니다.
상처라면 그 말이 나의 무엇을 건드렸는지부터 보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면 그 자리가 얼마나 깊은지가 보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마음이 아픈 것은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남는지만 보시죠.
이름을 붙이면 크기를 잴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