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하나 올렸을 뿐인데 완전히 다른 음료가 돼요. 그게 이 메뉴의 재미예요.
크림을 다 저어서 드시고는 그냥 라떼 같다고 하신 손님이 계셨어요.
맞는 말씀이에요. 저으면 라떼랑 비슷해지거든요. 이 메뉴는 섞지 않고 마시는 걸 전제로 만든 음료라서 그래요.
크림층을 통과해서 커피가 들어오는 그 순서가 핵심이에요. 입술에는 차갑고 부드러운 크림이 닿고, 뒤이어 뜨겁고 쓴 커피가 들어와요. 그 온도차랑 질감차가 이 메뉴의 전부예요.
가게에서 제일 신경 쓰는 게 크림 되기예요.
너무 묽으면 커피에 바로 섞여 들어가서 층이 안 만들어져요. 너무 되면 숟가락으로 떠먹는 것처럼 되고요. 그 사이 어딘가여야 하는데, 기준은 잔을 기울였을 때 천천히 흐르는 정도예요.
집에서 만드시면 생크림에 설탕을 조금 넣고 살짝만 저으세요. 뿔이 서기 직전에 멈추시면 돼요. 더 저으면 금방 되직해져요.
크림이 달고 부드러워서 커피가 연하면 아무 맛도 안 나요.
그래서 이 메뉴는 대개 진하게 내린 커피를 써요. 에스프레소를 쓰거나, 드립이면 물을 평소보다 적게 잡으시면 돼요. 평소 마시던 농도로 만들면 크림에 다 묻혀요.
단맛도 크림 쪽에만 넣는 게 좋아요. 커피에도 설탕을 넣으면 전체가 달아져서 대비가 사라지거든요. 한쪽만 달아야 두 겹으로 느껴져요.
거창한 건 아니고 하나예요. 젓지 마세요.
잔을 기울여서 크림과 커피를 같이 넘기시면 돼요. 빨대를 쓰시면 크림층을 뚫고 밑에서만 올라와서 재미가 없어져요. 저희는 그래서 크림 커피에는 빨대를 안 드려요.
마시다 보면 크림이 조금씩 내려와서 마지막쯤엔 자연스럽게 섞여요. 처음엔 대비가 세고 끝에는 부드러워지는 게 이 메뉴가 설계된 방식이에요.
젓지 않는 게 게으른 게 아니라 그게 레시피예요.
이 순서면 충분해요.
세 번째가 요령이에요. 그냥 부으면 뚫고 들어가요. 숟가락을 대고 흘려주시면 위에 얌전히 얹혀요.
오늘 크림 커피 드실 일이 있으면 젓지 말고 한 모금 해보세요. 그게 이 메뉴의 이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