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뒤쪽 그림자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다시 보니 걸어둔 자기 코트였다고요. 그 분은 그 순간이 불길했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분은 출장 가는 날 아침, 현관에서 구두끈이 두 번 연달아 끊어졌다고 했습니다. 하루 종일 마음에 걸렸다고 하시면서 섬뜩했다고 하셨고요. 두 분의 이름을 바꾸면 정확해집니다.
섬뜩함과 불길함은 둘 다 무언가 좋지 않다는 서늘한 느낌입니다.
어깨가 움츠러들고, 주변을 살피게 되고,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서늘하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부르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섬뜩함은 지금 이 순간 무언가를 보거나 듣고 몸에 소름이 돋는 감각이고, 불길함은 앞으로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섬뜩함은 눈앞의 무언가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입니다.
그림자를 본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생각보다 몸이 빨랐죠. 그래서 섬뜩함은 짧습니다. 그게 코트였다는 걸 아는 순간 대개 풀립니다. 원인이 눈앞에 있으니 확인하면 끝나는 겁니다.
불길함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예감입니다.
구두끈이 끊어진 것 자체는 무섭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오늘 무언가 잘못될 징조처럼 느껴지죠. 그래서 불길함은 오래 갑니다. 확인할 대상이 지금 눈앞에 없으니까요. 하루가 다 지나가야 풀립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엘리베이터는 섬뜩함이었고 구두끈은 불길함이었습니다. 두 분이 이름을 서로 바꿔 갖고 계셨던 셈이겠지요.
섬뜩함이라면 눈앞의 것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코트였다는 걸 아는 것으로 끝납니다.
불길함이라면 확인할 것이 지금은 없습니다. 그러니 끊어진 구두끈과 오늘 하루가 실제로 이어져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할 일입니다. 대부분은 이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걸 아는 것만으로 예감의 자리가 좁아집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서늘한 것은 같습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