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드시면서도 종이컵으로 달라고 하시는 분이 늘었어요. 카운터에서 보면 꽤 자주 있어요.
한 손님이 두 시간을 앉아 계셨는데 종이컵으로 드셨어요. 나가실 때 그 컵을 그대로 들고 나가셨고요.
처음엔 금방 나가실 줄 알고 그러셨나 했어요. 그런데 다음에 오셔서도 같았어요. 그래서 한 번 여쭤봤어요.
여쭤보면 대개 이렇게 말씀하세요.
첫 번째가 제일 많아요. 남기고 가는 게 미안하셔서 아예 처음부터 들고 나갈 수 있게 하시는 거예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머그로 드시는 게 맛이 나아요.
종이컵은 향이 갇히지 않고 위로 빠져요. 그리고 컵 안쪽 코팅 냄새가 뜨거운 음료에서는 조금 올라와요. 특히 향이 섬세한 원두일수록 티가 나요.
그래서 저희는 앉으실 것 같으면 머그로 먼저 드려요. 말씀하시면 바꿔드리고요.
잔이 깨끗한지 신경 쓰인다는 말씀을 듣고 몇 가지 바꿨어요.
말씀 안 하셨으면 계속 몰랐을 거예요. 그 뒤로 머그를 고르시는 분이 조금 늘었어요.
손님이 종이컵을 찾으시면 편해서가 아니라 뭔가 걸리는 게 있어서인 경우가 있더라고요.
이 얘기가 종이컵을 쓰지 마시라는 말로 읽히실까 봐 덧붙일게요.
저희는 어느 쪽이든 드려요. 다 못 드실 것 같으면 처음부터 말씀하시면 되고, 마시다가 들고 나가시겠다고 하시면 옮겨 담아드려요. 그게 저희한테 전혀 번거롭지 않아요.
다만 앉아서 천천히 드실 거면 한 번은 머그로 드셔보세요. 같은 커피가 다르게 느껴지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