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넘긴 농담이 며칠 뒤에도 자꾸 떠오른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넘기셨습니다. 그런데 안 넘어갔죠. 넘어가는 것과 안 넘어가는 것은 이름이 다릅니다.
불쾌와 모욕감은 둘 다 듣고 나서 마음이 안 좋은 상태입니다.
둘 다 그 말이 안 좋았고, 둘 다 표정이 굳습니다. 며칠 전에 말씀드린 불편과 불쾌도 이 근처였죠. 그러면 이 둘은 무엇이 갈릴까요?
그 말이 나를 낮췄느냐입니다.
불쾌는 그 말이나 행동이 거슬려서 기분이 나빠진 상태입니다.
무례했거나, 눈치가 없었거나, 선을 조금 넘었습니다. 그런데 나라는 사람을 낮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불쾌는 지나갑니다. 그 자리를 벗어나면 잦아들죠.
모욕감은 그 말이 내 자리를 아래로 내렸을 때 옵니다.
사람들 앞에서 깎였거나,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건드렸거나, 못한다는 판정이 공개로 붙었습니다.
그래서 모욕감은 안 지나갑니다. 자리를 벗어나도 남고, 며칠 뒤에도 떠오릅니다. 자꾸 떠오르는 것이 표식이겠지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 순간에는 구별이 안 됩니다. 시간이 지나야 갈립니다.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모욕감을 불쾌로 여기면 웃어넘기게 됩니다. 그 자리는 편해지죠. 그런데 안 넘어간 것은 남습니다.
그리고 웃어넘겼으니 나중에 말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그때는 괜찮았으면서 왜 이제 와서 하느냐는 말이 돌아오니까요.
불쾌 쪽이면 할 일은 없습니다. 지나갑니다.
모욕감 쪽이면 할 일은 그 자리에서 정색하는 게 아닙니다. 무슨 말이 어떻게 걸렸는지 그날 한 줄로 적어두는 것입니다.
적어두면 나중에 말할 때 근거가 됩니다. 기억만으로는 며칠 지나면 흐려지더군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마음이 상한 것은 같습니다. 며칠 뒤에도 떠오르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