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고르느라 세 시간을 쓰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상대에게는 무엇을 고민했는지 말하지 않으셨더군요.
세 시간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 시간이 상대에게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정성과 노력은 둘 다 힘을 들이는 일입니다.
둘 다 시간이 걸리고, 둘 다 안 하면 편합니다. 양으로도 안 갈립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그 힘이 어디를 향하느냐입니다.
노력은 정해둔 결과에 닿으려고 힘을 쓰는 일입니다.
더 좋은 것을 고르려고, 더 잘 만들려고, 기준을 넘으려고 합니다. 기준이 나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노력은 결과로 확인됩니다. 잘 됐으면 성공한 노력이고요.
노력은 혼자 해도 됩니다. 상대가 없어도 성립하니까요.
정성은 그 사람에게 맞추려고 힘을 쓰는 일입니다.
이 사람이 뭘 좋아할까, 이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이 색은 안 쓰겠지. 기준이 상대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정성은 결과가 아니라 맞았느냐로 확인됩니다.
정성은 혼자서는 성립이 안 됩니다. 상대를 알아야 하니까요.
세 시간 동안 무엇을 고민하셨는지 보시면 됩니다.
세 시간을 썼는데 상대에 대한 생각이 적었으면 노력 쪽입니다. 나쁜 게 아니라 향한 곳이 다른 겁니다.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노력은 결과로 보입니다. 좋은 것을 골랐으면 좋은 것이 상대에게 갑니다. 그런데 좋은 것과 나에게 맞는 것은 다릅니다. 그래서 값비싼 것을 받고도 시큰둥한 일이 생기죠.
정성은 결과가 작아도 도착합니다. 나를 생각한 흔적이 보이니까요. 그래서 별것 아닌 것을 받고 오래 기억하는 일이 생깁니다.
노력 쪽이면 할 일은 더 애쓰는 게 아닙니다. 상대를 생각한 시간을 조금 떼어 넣는 것입니다. 세 시간 중 십오 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십오 분에 무엇을 생각했는지 한 줄만 말로 꺼내시면 됩니다. 네가 이런 거 좋아한다고 했던 게 기억나서 골랐다는 정도요.
그 한 줄이 없으면 세 시간이 안 보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힘을 쓴 것은 같습니다. 상대를 생각한 시간이 얼마였는지만 세어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