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기사 하나를 공유하면서 "무혐의 나왔네, 역시 아무 일 없었던 거야"라고 적은 것을 봤습니다.
기사를 열어보니 처분 이름은 기소유예였습니다.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는 점은 맞습니다. 그런데 기소유예와 무혐의는 그 이유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기소유예와 무혐의는 둘 다 검사가 사건을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한 불기소 처분입니다.
재판이 열리지 않고, 형벌도 정해지지 않습니다. 결과만 보면 같으니 섞어 쓰기 쉽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무혐의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기소하지 않는 것이고,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혐의는 수사해 보니 범죄라고 볼 수 없거나 그것을 뒷받침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정식 이름은 혐의없음입니다. 검사가 재판에 넘길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죠. 지인이 말한 "아무 일 없었다"에 가까운 쪽은 이쪽입니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된다고 보면서도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것입니다.
검사는 나이, 성품, 범행의 동기와 정황, 범행 뒤의 사정 같은 것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법이 검사에게 이 판단을 맡겨 두었습니다. 그래서 기소유예는 아무 일 없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일은 있었다고 보되 이번에는 재판까지 가지 않겠다는 뜻이죠.
뉴스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공유하는 글에 이름 하나를 잘못 쓰면 읽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사건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지인의 게시물을 본 분들도 그렇게 기억하시겠지요.
무혐의라면 그 사건은 혐의가 없다는 판단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기소유예라면 혐의는 인정되었다는 판단으로 읽으셔야 합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판단은 검찰과 법원이 하는 일입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재판에 안 넘겨진 것은 같습니다. 혐의가 인정됐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