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에서 유독 검고 쪼그라든 콩 두 알을 집어내 카운터에 올려놓으신 손님이 계셨어요.
커피는 농산물이라 모든 열매가 똑같이 자라지 않아요.
덜 익은 채로 따인 것, 벌레가 먹은 것, 발효가 잘못된 것, 껍질이 덜 벗겨진 것이 섞여요. 이런 걸 통틀어 결점두라고 불러요.
몇 알 섞였다고 불량품은 아니에요. 농산물이니 아예 없을 수는 없거든요. 문제는 양이에요.
이게 결점두가 무서운 이유예요.
발효가 잘못된 콩 한 알이 섞이면 그 잔에서 시큼하고 썩은 듯한 맛이 나요. 다른 콩이 아무리 좋아도 그 하나가 다 덮어요. 그래서 좋은 원두일수록 골라내는 데 손이 많이 가요.
스페셜티라고 부르는 원두가 비싼 이유 중에 이 작업이 큰 자리를 차지해요. 사람이 하나하나 집어내거든요.
집에서도 몇 가지는 보여요.
내리기 전에 손바닥에 덜어서 훑어보시면 눈에 띄는 건 몇 초면 골라내실 수 있어요.
여기서 너무 애쓰시면 커피가 일이 돼요.
한두 알 섞인 건 맛에 크게 안 나와요. 저는 한눈에 띄는 것만 빼요. 그 이상은 손이 너무 많이 가고, 사실 볶기 전에 걸러졌어야 할 일이에요.
대신 너무 자주 나오면 그 원두를 다시 안 사요. 그게 더 확실한 방법이더라고요. 봉지마다 열 알씩 나오면 그건 관리가 안 된 거예요.
이건 알아두시면 좋아요.
이미 갈려 있는 커피는 결점두가 섞여 있어도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원두로 사시면 최소한 눈으로 보실 수는 있죠. 원두로 사시라고 권해드리는 이유 중 하나예요.
좋은 원두는 뭘 더 넣어서가 아니라 뭘 골라내서 좋아지는 거더라고요.
봉지에서 이상한 콩이 나오면 몇 알인지만 세어보세요.
한두 알이면 정상 범위예요. 다섯 알 넘게 나오면 그 원두는 다음에 안 사시는 게 나아요. 값을 떠나서 잔이 안 잡히거든요.
세어보시고 알려주시면 그 원두를 계속 쓸지 말지 같이 정해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