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끼리 나 모르게 정한 게 있었거든. 우연히 들어서 알았어.
내가 물어봐서 안 게 아니잖아. 그게 좀 그랬고.
내용은 나쁜 게 아니었어. 오히려 나 편하라고 정한 거였고.
부장한테 뭘 물어보기 전에 자기들끼리 한 번 보고 나서 물어보자고 정했대. 매번 나한테 오면 내가 힘들 것 같다고.
나 대신 대답하는 게 왜 늘었는지 그때 알겠더라니까. 그것도 정한 거였던 거고.
칼손 누나 바쁜 것 같아서요.
좋은 뜻인 건 확실한데 마음이 며칠 이상하더라. 나만 빠진 자리에서 나 얘기가 오간 거잖아.
애들이 나한테 안 하는 얘기가 있다고 내가 전에 썼는데, 그때는 그게 남 얘기인 줄 알았고. 나에 대한 것도 있는 거였고.
그러면 나만 모르는 게 또 하나 있는 거잖아.
며칠 지나니까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없어도 돌아가는 게 좋은 거라고 내가 계속 썼잖아.
나 없이 생긴 상자도 잘 굴러갔고. 이것도 같은 거고.
내가 다 알아야 되는 게 아니라고 해놓고 막상 나를 두고 정하니까 서운해한 거라니까. 그건 좀 앞뒤가 안 맞고.
돌부처 알면 못 하지.
그래서 애들한테 말했거든. 앞으로도 나한테 안 알려줘도 된다고.
알면 내가 끼어들게 되잖아. 그러면 그게 내 거가 되는 거고.
대신 그게 잘 안 되면 그때 말해달라고 했어. 그건 내가 해야 되는 거니까.
그리고 며칠 두고 보는 게 서운한 것만 그런 게 아니더라. 좋은 것도 며칠 두면 좀 정확해지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서운한 걸로 먼저 반응하거든. 그게 제일 안 고쳐지는 버릇이고.
근데 며칠 두면 대체로 내가 틀렸더라. 이번에도 그랬고.
그래서 요새는 서운하면 며칠 두고 본다니까. 바로 말 안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