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평일 낮에 유모차를 끌고 혼자 카페에 오시는 아빠 손님이 늘었어요. 육아휴직 중이라는 분들이에요. 아기가 잠든 틈에 잠깐 쉬러 오신대요. 카운터에서 보면 예전엔 거의 엄마 손님뿐이었는데, 요즘은 아빠 손님도 자주 보여요.
유모차를 끌고 온 아빠 손님이 계셨어요. 자리에 앉자마자 아기가 잠들었는지 확인하시고는 작게 말씀하셨어요. "지금이 오늘 유일하게 앉아 있는 시간이에요."
따뜻한 라떼를 시키셨는데, 식을 때까지 한 모금도 못 드셨어요. 계속 아기 얼굴만 들여다보셨거든요. 나가시면서 "다 식었네요" 하고 웃으셨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그분이 오시면 라떼를 조금 더 뜨겁게 드려요.
두 번째 얘기가 마음에 남아요. 그래서 그런지 아빠 손님들은 저한테 말을 많이 거세요. 오늘 아기가 뭘 먹었는지, 밤에 몇 번 깼는지요. 저는 그 얘기를 듣는 게 좋아요.
유모차가 들어오기 쉽게 입구 쪽 의자를 하나 치웠어요. 그리고 아기 의자를 하나 마련했어요. 기저귀 갈 곳은 없어서 늘 죄송해요.
아기가 울어도 괜찮다고 말씀드려요. 다른 손님들도 대부분 이해해 주세요. 오히려 아기를 보고 웃어 주시는 분이 많아요.
손님들 얘기를 들으며 생각한 것들이에요.
첫째, 아이가 잠든 시간은 꼭 당신을 위해 쓰세요. 십 분이라도요.
둘째, 어른과 대화할 시간을 만드세요. 카페 사장이라도 괜찮아요.
셋째, 혼자 다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서툴러도 충분히 잘하고 계신 거예요.
돌보는 사람도 돌봄이 필요해요. 오늘 식어 버린 커피 대신, 다음엔 따뜻할 때 한 모금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