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옆 테이블 손님이 휴대폰으로 기사를 보며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벌금 맞았으면 이제 전과 생긴 거네."
그런데 그 손님이 보던 기사의 제목에는 과태료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과태료는 벌금이 아닙니다. 그러니 그 말은 이름을 잘못 붙인 말이었습니다.
벌금과 과태료는 둘 다 무언가를 어긴 대가로 돈을 내게 하는 처분입니다.
고지서가 오고, 기한 안에 내야 하고, 안 내면 불이익이 따릅니다. 결과가 같으니 섞어 쓰기 쉽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벌금은 범죄에 대해 법원이 내리는 형벌이고, 과태료는 행정상 의무를 어긴 것에 대해 행정기관이 부과하는 금전 제재입니다.
벌금은 형법이 정한 형벌의 한 종류입니다.
범죄로 인정되어 법원의 판단을 거쳐 정해집니다. 징역이나 금고처럼 형의 하나라서, 벌금형이 확정되면 범죄 경력으로 남습니다. 옆 테이블 손님이 말한 전과는 이쪽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과태료는 법이 정한 행정상 의무를 지키지 않았을 때 행정기관이 부과하는 돈입니다.
신고 기한을 넘겼거나, 정해진 규칙을 어겼을 때 같은 경우입니다. 범죄에 대한 형벌이 아니라서 과태료를 냈다고 전과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이름은 비슷하게 무거워 보이지만 무게가 다릅니다.
뉴스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기사 제목에 적힌 한 단어만 보셔도 됩니다. 그 단어를 바꿔 읽으면 같은 기사가 전혀 다른 사건이 되겠지요.
벌금이라는 말이 보이면 형사 절차를 거친 사건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과태료라는 말이 보이면 행정상 위반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내가 받은 고지서라면 그 이름에 따라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도 다릅니다. 구체적인 절차는 고지서에 적힌 안내를 따르시면 됩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돈을 내는 것은 같습니다. 형벌인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