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뉴스를 보다가 물었대요. 어느 회사 등급이 어떻게 됐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게 무슨 등급이냐고요.
저도 몰랐어요. 학교 성적처럼 회사한테 매기는 게 있나 싶었는데, 들어보니 회사 자체가 아니라 그 회사가 진 빚에 붙는 거라던데요.
박예슬 빚에 등급을 매긴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잘 갚을지를 본다는 건가요?
신미혜 딱 그거예요. 이 집에 돈을 빌려주면 돌려받을 수 있겠느냐를 대신 봐 주는 셈이죠.
앞에서 은행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아봤잖아요. 맡아서 빌려주는 자리요. 그런데 회사가 큰돈을 빌릴 때는 은행 말고 다른 길도 쓴다던데요.
빌려 달라는 종이를 내놓고 여러 사람한테 나눠 빌린대요. 그러면 빌려주는 쪽은 그 회사를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대신 살펴봐 주는 데가 생긴 거라고 했어요.
신미혜 처음 보는 집에 돈을 꿔 주려면 누구한테든 물어보게 되는 거예요.
그 등급이 높으면 빌리기가 수월하고 낮으면 그만큼 조건이 까다로워진다더라고요. 그래서 회사한테는 꽤 큰 얘기래요.
이 대목에서 이웃 언니가 되물었어요. 그 성적표는 누가 돈을 내고 받는 거냐고요.
평가받는 회사가 낸다던데요. 저는 그 말을 듣고 좀 이상했어요.
박예슬 시험 보는 사람이 채점하는 사람한테 돈을 주는 거잖아요. 그러면 후하게 매길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 지적이 오래된 거라고 했어요. 원래는 보는 쪽이 돈을 내고 받아 보던 방식이었는데, 종이를 복사해 돌리기가 쉬워지면서 받는 쪽이 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더라고요. 그러면서 이 문제가 같이 따라왔대요.
그럼 등급이 높으면 안심해도 되는 거냐고 물었어요.
그건 아니래요. 등급은 그렇게 볼 만하다는 의견이지 앞일을 맞히는 게 아니라던데요. 그래서 틀리기도 한대요. 몇 해 전에 크게 무너진 일이 있었을 때, 높은 등급이 붙어 있던 것들이 같이 무너져서 크게 혼이 났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신미혜 성적표가 좋다고 그 아이가 늘 잘하는 건 아닌 것과 같은 거예요.
이름으로는 우리 쪽에 한국기업평가나 나이스신용평가 같은 데가 있고, 밖으로는 무디스나 S&P 같은 이름이 나온다고 들었어요.
이건 저도 처음 들었어요. 등급이 내려가면 그 회사만 힘든 게 아니래요.
돈을 빌려줄 때 "등급이 어느 밑으로 내려가면 어떻게 한다"고 미리 적어 두는 일이 있대요. 그러면 등급 하나가 바뀌면서 여러 약속이 한꺼번에 움직인다던데요.
앞에서 증권사가 회사 쪽 일을 맡아 해 주는 자리가 있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 자리에서 이 등급이 늘 같이 붙어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그 등급을 무엇을 보고 매기는지 속속들이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회사 빚에 매기는 등급이라는 것, 모르는 집에 빌려주는 사람을 대신해 봐 주는 자리라는 것, 그 삯을 평가받는 쪽이 낸다는 것, 등급은 의견이지 예언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등급이 바뀌면 다른 약속들이 같이 움직인다는 것.
저는 이제 등급 얘기가 나오면 하나는 물어봐요. 그 성적표 값은 누가 냈대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