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같은 일을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지금이 딱 좋다"고 말씀하셨다고요.
그런데 매년 연말이면 새 자격증 강좌 사이트를 열어보고 닫는다고 하셨습니다. 열었다 닫는 그 손에는 아직 바라는 것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7년은 만족보다 안주에 가깝습니다.
만족과 안주는 둘 다 더 나아가지 않고 지금 자리에 머무는 모습입니다.
같은 일을 이어가고, 큰 변화를 만들지 않고, 지금이 괜찮다고 말합니다. 밖에서 보면 같은 모습이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만족은 바라던 것이 채워져 더 바랄 것 없이 편안히 멈춘 상태이고, 안주는 더 나아갈 이유가 있는데도 익숙한 자리가 편해 머무는 상태입니다.
만족에는 더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지금의 일, 지금의 생활이 내가 원하던 것과 맞습니다. 그래서 다른 길을 기웃거리지 않죠. 만족은 머무는 동안에도 마음이 편안합니다. 열어볼 강좌 사이트가 없는 겁니다.
성취감과 만족감, 행복과 만족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안주와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안주에는 남은 바람이 있습니다.
더 해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지금 자리를 떠나는 것이 번거롭거나 두렵습니다. 그래서 머뭅니다. 안주는 머무는 동안 가끔 마음이 불편해지죠. 연말마다 사이트를 열어보는 손이 그 불편함입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안주를 만족이라고 부르시면 남은 바람이 계속 연말마다 찾아옵니다. 그 바람에도 자리가 필요하겠지요.
만족이라면 그대로 누리시면 됩니다. 머무는 것도 선택입니다.
안주라면 남은 바람을 작게 꺼내 보시면 됩니다. 강좌 하나를 끝까지 들어보는 정도로요. 머무는 이유가 편해서인지 두려워서인지가 그때 보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지금 자리에 있는 것은 같습니다. 더 바라는 것이 남아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