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사건이 합의로 끝났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아래에 "친고죄라서 그렇다"는 댓글과 "반의사불벌죄라서 그렇다"는 댓글이 나란히 달려 서로 맞다고 다투고 있더군요.
둘 다 피해자의 뜻이 걸린 범죄라는 점은 맞습니다. 그런데 폭행죄에 붙는 이름은 그중 하나입니다. 어느 쪽일까요?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는 둘 다 피해자의 뜻이 처벌 여부에 영향을 주는 범죄입니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합의 소식과 함께 뉴스에 나오죠. 결과가 비슷하니 섞어 쓰기 쉽습니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재판에 넘길 수 있는 범죄이고, 반의사불벌죄는 고소가 없어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친고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 검사가 재판에 넘길 수 있습니다.
고소가 없으면 출발 자체가 안 되는 거죠. 모욕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피해자가 나서지 않으면 수사기관이 알아도 재판까지 가지 못합니다.
반의사불벌죄는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재판에 넘길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처벌할 수 없게 됩니다. 폭행죄, 협박죄가 대표적입니다. 시작은 피해자와 상관없이 될 수 있지만, 멈추는 데는 피해자의 뜻이 걸려 있는 거죠.
기사 속 폭행 사건은 이쪽이었습니다. 두 번째 댓글이 맞았던 셈이겠지요.
뉴스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둘 다 합의라는 말과 함께 나오지만, 피해자의 뜻이 걸리는 자리가 앞이냐 뒤냐가 다릅니다.
친고죄 뉴스라면 고소가 있었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반의사불벌죄 뉴스라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판단은 수사기관과 법원이 하는 일입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피해자의 뜻이 걸린 것은 같습니다. 고소가 있어야 시작되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