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퍼즐 게임 기록을 깨려고 새벽 두 시까지 같은 판을 붙들고 계셨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경쟁심이 강해서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분은 입사 동기가 먼저 팀장 제안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그날 저녁 자기 이력서를 다시 꺼내 보셨답니다. 그분은 승부욕이라고 하셨고요. 두 분의 이름을 서로 바꾸면 정확해집니다.
승부욕과 경쟁심은 둘 다 지고 싶지 않고 이기고 싶은 마음입니다.
몸에 힘이 들어가고, 한 번 더 하게 되고, 결과가 신경 쓰입니다. 이기고 싶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승부욕은 이기고 지는 판 자체에서 이기려는 마음이고, 경쟁심은 특정한 사람보다 앞서려는 마음입니다.
승부욕에는 상대가 꼭 필요하지 않습니다.
혼자 하는 게임에도, 지난번 내 기록에도 승부욕은 생깁니다. 이기고 지는 판이 있으면 됩니다. 새벽 두 시의 퍼즐에는 맞선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판을 깨고 싶었을 뿐이죠. 그래서 승부욕은 판이 끝나면 대개 가라앉습니다.
경쟁심에는 견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출발선에 섰던 동기, 같은 자리를 노리는 동료 같은 사람입니다. 그 사람보다 늦거나 뒤처지는 것이 싫은 거죠. 이력서를 꺼낸 손은 판이 아니라 그 동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쟁심은 그 사람이 눈에 보이는 동안 이어집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둘 중 무엇이 더 나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경쟁심을 승부욕이라고 부르시면 그 사람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놓치기 쉽겠지요.
승부욕이라면 판을 정하시면 됩니다. 언제까지, 어느 기록까지 할지요. 새벽 두 시는 정한 판이 아니었을 겁니다.
경쟁심이라면 그 사람과 나의 길이 정말 같은 길인지 보시면 됩니다. 같지 않다면 이력서를 꺼낼 이유도 달라집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이기고 싶은 것은 같습니다. 상대가 사람인지 판인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