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팀 과장님이 이번 주를 끝으로 퇴사하셨어요. 다른 회사로 옮기신대요.
마지막 날 과장님은 오전부터 짐을 싸셨지요. 서랍이 하나씩 비고, 모니터 옆 사진이 내려가고, 화분이 상자에 들어갔어요. 책상이 조금씩 비어 가는 걸 저는 제 자리에서 지켜봤네요.
과장님은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일을 가르쳐주신 분이에요.
모르는 걸 물어보면 귀찮아하지 않고 몇 번이고 알려주셨지요. 실수했을 때도 혼내기보다 같이 수습해주셨어요. 저한테는 회사에서 처음으로 기댈 수 있었던 사람이었어요.
오후가 되자 책상이 거의 다 비었어요.
몇 년 동안 쌓인 것들이 상자 세 개에 다 들어가더라고요. 생각보다 적었지요. 빈 책상을 보니 마음 한쪽이 허전해졌어요. 내일부터 저 자리에 아무도 없을 거라는 게 실감이 났네요.
떠나는 사람의 책상이 비어 가는 동안, 남는 사람의 마음에는 그만큼의 자리가 생긴다.
과장님이 퇴근하시고 나서 그 책상에 가봤어요.
모니터 옆에 작은 메모 한 장이 붙어 있었지요. 천천히 해도 돼요. 과장님 글씨였어요. 아마 자기 자신한테 쓴 메모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말이 제게 남긴 인사처럼 느껴졌어요. 그 메모를 떼어서 제 다이어리에 끼워 넣었네요.
회사에서는 사람이 계속 오고 가요.
신입이 들어오고, 누군가는 떠나지요. 그게 당연한 일인 걸 알아요. 그래도 함께 오래 일한 사람이 떠나는 건 매번 낯설더라고요.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 같아요.
쇼펜하우어는 바꿀 수 없는 걸 받아들이면 조금 가벼워진다고 했대요.
과장님이 떠나는 건 제가 바꿀 수 없는 일이었지요. 그분에게는 좋은 기회였고요. 그렇게 생각하니 아쉬움 속에 축하하는 마음도 같이 생겼어요.
떠난 사람의 빈자리는 한동안 시리지만 그 사람이 남긴 말은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오늘은 곁에 있는 동료에게 고맙다고 한마디 해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