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 작은 커피나무 화분을 하나 뒀는데, 여기서 커피가 나오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종종 계세요.
커피나무에 빨간 열매가 열려요. 체리처럼 생겼어요.
그 열매 안에 씨앗이 두 개 들어 있는데, 그걸 꺼내서 말리고 볶은 게 우리가 아는 커피예요. 그러니까 우리는 열매가 아니라 씨앗을 마시고 있는 거예요.
이 얘기를 하면 다들 잠깐 놀라세요. 저도 처음 알았을 때 그랬어요.
나무를 심는다고 바로 열매가 열리지 않아요.
그러니까 오늘 마신 커피의 나무는 최소 몇 해 전에 누가 심어둔 거예요. 그 사이에 가뭄이 오거나 병이 돌면 그해 농사는 없어지고요.
이것도 손님들이 놀라시는 부분이에요.
열매 하나에 씨앗이 두 개니까,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를 만들려면 열매가 수십 개는 있어야 해요. 게다가 그 열매를 사람이 하나씩 손으로 따는 곳이 많아요. 같은 나무에서도 익는 시기가 다르거든요.
익은 것만 골라 따야 맛이 좋으니까, 한 나무를 여러 번 오가면서 따요. 그 손이 다 값에 들어가 있어요.
수확하고 나서도 갈 길이 남아요.
과육을 벗기고, 말리고, 껍질을 벗기고, 골라내고, 배로 실어 오고, 볶고, 갈고, 내려요. 이 단계마다 사람과 시간이 들어가요.
농장에서 딴 열매가 잔에 담기기까지 대개 몇 달이 걸려요. 저희가 원두를 주문하면 볶은 지 며칠 된 걸 받는데, 그 콩 자체는 이미 반년 전에 나무에서 딴 것일 수 있어요.
커피값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저는 이 길이 생각나요. 잔 하나에 몇 해가 들어가 있거든요.
화분으로 파는 커피나무가 있어요. 저희 가게 것도 그렇게 들인 거예요.
잎이 두껍고 반질반질해서 보기 좋아요. 다만 열매까지 보시기는 어려워요. 온도랑 습도가 맞아야 하고, 실내에서는 꽃이 잘 안 피거든요. 저희 것도 몇 해째 잎만 무성해요.
그래도 잎을 보면서 이게 그 커피의 나무구나 생각하면 잔이 좀 다르게 보여요. 손님들이 화분 앞에서 한참 서 계시는 것도 그래서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