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S는 커피 속에 녹아 있는 고형 성분이 얼마나 되는지를 퍼센트로 나타낸 숫자예요. 쉽게 말하면 커피가 얼마나 진한지를 숫자로 보여 주는 거예요. 작은 측정기에 커피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숫자가 나와요.
새 원두를 맞추던 날이었어요. 제가 작은 기계에 커피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걸 보시고 손님이 물으셨어요. "커피 체온 재요?"
진하기를 재는 거라고 말씀드렸더니 웃으셨어요. "커피도 건강검진을 받네요." 그 말이 재밌어서 그날은 손님께 숫자가 바뀌는 걸 몇 번 보여드렸어요.
드립 커피가 1퍼센트 남짓이라는 건, 나머지 거의 전부가 물이라는 뜻이에요. 그 작은 차이로 진하다, 연하다를 느끼는 거예요. 저도 처음 알았을 때 꽤 놀랐어요.
첫째, 매일 같은 맛을 내려고요. 혀는 그날 컨디션에 따라 흔들리지만 숫자는 안 흔들려요.
둘째, 원인을 찾으려고요. 맛이 이상할 때 진하기 때문인지 다른 문제인지 구분할 수 있어요.
셋째, 레시피를 정리하려고요. 원두 양, 물 양, 숫자를 같이 적어 두면 다음에 다시 맞추기 쉬워요.
TDS는 진하기만 알려 줘요. 맛있는지는 안 알려 줘요. 같은 숫자라도 어떤 원두는 맛있고 어떤 원두는 별로일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숫자를 보고 나서 꼭 다시 맛을 봐요. 숫자는 길잡이고, 마지막 판단은 혀가 해요. 앞서 추출 수율 얘기를 할 때도 비슷한 말씀을 드렸는데, 그 수율을 계산할 때도 이 숫자가 쓰여요.
집에서 이 기계까지 살 필요는 없어요. 대신 원두 양과 물 양을 매번 재서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맛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돼요.
숫자는 기억을 도와주지만 맛은 혀가 알아요. 오늘 마신 커피도 혀로 기억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