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맛이 들쭉날쭉하다던 손님이 저울을 쓰고 이틀 만에 잡았다고 하셨어요.
먼저 이걸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저울이 커피를 맛있게 만들지는 않아요. 저울이 하는 일은 매번 같게 만드는 것뿐이에요. 그게 왜 중요하냐면, 같아야 비교가 되거든요.
오늘 맛이 좋았는데 왜 좋았는지 모르면 내일 또 못 만들어요. 숫자가 있으면 다시 만들 수 있어요.
앞서 숟가락으로 세는 방법을 말씀드렸죠. 그것도 충분히 됩니다.
다만 원두마다 밀도가 달라요. 같은 숟가락 두 번인데 옅게 볶은 원두는 무겁고 진하게 볶은 건 가벼워요. 그래서 원두를 바꾸면 양이 달라져요.
저울의 진짜 쓸모가 여기 있어요.
원두만 재는 건 계량스푼으로도 되는데, 물을 부으면서 무게를 보는 건 저울이라야 해요. 그러면 앞서 말씀드린 비율을 정확히 맞출 수 있어요.
저울을 잔 밑에 두고 영으로 맞춘 다음 부으시면 돼요. 목표 숫자에서 멈추시면 끝이에요.
요즘 나오는 건 시간도 같이 재줘요.
그러면 몇 초에 얼마나 내려왔는지가 보여요. 물이 너무 빨리 빠지거나 막힌 걸 그 자리에서 알 수 있어요. 앞서 얘기한 채널링도 이 숫자로 짐작이 돼요.
없으면 휴대폰 초시계를 옆에 두셔도 됩니다.
저울은 맛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잘 나온 날을 기록하는 도구더라고요.
이 얘기도 붙이고 싶어요.
며칠 재보시면 손에 감이 잡혀요. 그다음부터는 저울 없이도 비슷하게 나오고요. 저도 집에서는 안 써요. 가게에서 매일 재니까 손이 기억하더라고요.
그러니까 평생 쓰셔야 하는 도구가 아니에요. 잡힐 때까지만 쓰시면 돼요.
맛이 날마다 다르시면 일주일만 써보세요. 그다음에 정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