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 없어도 됩니다. 대신 매번 같은 숟가락을 쓰세요. 그게 저울보다 먼저예요.
집에서 내린 커피가 날마다 다르다고 하시는 분들 얘길 들어보면, 양이 매번 달라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커피가 맛있고 없고는 대개 양과 물의 비율에서 정해져요.
오늘은 진하고 내일은 밍밍하면 원인을 못 찾아요. 원두를 바꿔도, 물을 바꿔도 계속 헤매게 돼요. 기준선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저울 사시라는 말보다 이 말을 먼저 드려요. 뭘로 재든 상관없으니 하나로 정하고 계속 그걸 쓰세요.
대략 이 정도로 보시면 크게 안 틀려요.
시작은 두 스푼에 머그 한 잔으로 잡으시면 돼요. 진하면 스푼을 조금 줄이고, 연하면 조금 늘리세요. 물을 건드리는 것보다 커피 양을 건드리는 게 훨씬 쉽게 잡혀요.
숟가락이 애매하시면 종이컵을 쓰셔도 돼요.
작은 종이컵에 커피 가루를 반쯤 담으면 대략 한 잔 분량이 나와요. 정확하진 않은데, 정확할 필요도 없어요. 매번 같은 종이컵이면 그날그날 맛이 안 흔들려요.
저도 집에서는 저울을 안 씁니다. 가게에서 하루 종일 재고 오면 집에서까지 재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이건 게으른 거긴 한데, 저는 이게 오래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밥숟가락으로 세 번 넣고 계셨다는 분이 계셨어요. 계속 쓰다고 하셔서 두 번으로 줄여보시라고 했어요.
다음에 오셔서 이제 안 쓰다고 하시더라고요. 원두를 세 번이나 바꾸셨는데 답은 숟가락에 있었던 거예요. 그 얘길 하시면서 좀 억울해하셨어요.
도구를 사기 전에 손에 있는 걸 먼저 정하세요. 대개 거기서 끝나요.
오늘 커피가 유난히 썼다면 원두 탓 하기 전에 스푼 수부터 세어보세요. 그게 제일 빨라요.